악의의 기원
scenario
2021. 4. 2. 21:13
크툴루의 부름 7판 동인 시나리오
헤르츠 (@919MHz)
시나리오 후기, 플레이 타임 수집 폼 : forms.gle/Gzh6oxw84dBqpPZE9
극중극 형식으로 무대를 활용한다. 계단 위쪽 단상에 오른 그 배우, 멋진 무대의상을 입고 있다. 객석을 기운차게 둘러보며 손을 흔든다. 무대 오른쪽, 연미복 차림의 사회자가 등장해 작위적일 정도로 예의 바르게 인사한다. 사회자, 간드러진 목소리로 주연을 소개한다.
사회자 신사 숙녀 여러분, 소개합니다! 오늘의 주연……
배우는 사회자의 말이 끝나기도 전 난간을 넘어 뛰어내린다. 객석에서 약한 비명. 배우, 과장되게 뒤돌아 목소리를 틔워 올린다. 청아하게.
주인공 진실을 말하자면 그래, 나는 빛이 싫었어!
안타까움 속에서 일찍 진 예술가는 역사에 남지. 나를 기억해, 공중을 부수고 굴절될 무지개를 기억해, 곧 닥칠 겨울에,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 무수한 소질과 고운 얼굴 뒤로 불결한 병을 감춘 천재를 기억해.
개요
세계적 명작 <즐거운 오후>의 2020년판 주인공 페어로 발탁되어 성공적인 초연을 마친 KPC와 PC!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국내 반응도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여러 수상 일정과 인터뷰, 투어를 모두 마친 두 사람은 곧바로 다시 개막하는 <즐거운 오후>의 재연에도 캐스팅됩니다.
어쨌든 두 사람은 최소한 무대와 관련해선 꽤 잘 맞는 한쌍이었습니다. 사이가 좋았든 나빴든 말입니다. 별다른 상의 없이도 튀는 변주가 시작되면 자연스럽게 합을 맞추기도 하고, 캐릭터를 해석하는 시각 역시 오래 알아온 친구처럼 꼭 같았죠. 좋은 동료를 만나 다행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런데 재연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요즘, KPC가 조금 이상합니다. 지나치게 날카로워졌다고 할까요. 물론 예술가들 중에는 섬세한 면을 가진 사람이 많은 편이죠. 계속된 스케줄에 긴장하거나 지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이해하기엔 KPC의 상태가 심각합니다! 매사 예민하게 반응하고, 매끄럽던 협주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사사건건 싸움을 거는 듯한 태도에 PC 역시도 지쳐갔습니다. 갈등이 고조되자 공통된 지인들이 사이를 중재하려(정확히는 KPC를 설득하려) 나섰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PC는 약속한 연습 시간에 나타나지 않은 KPC를 찾으러 갔다 수상한 장면을 목격합니다. 당혹스럽고 기괴한 사건에 휘말린 PC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과연 PC는 올바른 진실에 다다를 수 있을까요? 그리고 좋은 동료였던 PC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시나리오 정보
주요 소재 : 뮤지컬, 악의, 혐오 관계
배경 : 현대
인원 : KPC 1인 & PC 1인
추천 관계 : KPC가 PC를 진심으로 죽이고 싶어할 수 있어야 함
KPC/PC 직업 : 뮤지컬 배우
플레이 시간 : 4~5시간
플레이 난이도 : ★★☆☆☆
키퍼링 난이도 : ★★★☆☆
전투/광기가능성 : O
아래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시나리오 본문이 시작됩니다.
진상
진상 일독 전 ‘하스투르’에 관한 정보를 미리 전부 열람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p.313 노란 옷의 왕, 하스투르의 화신
p.314 황색의 징표
p.227 노란 옷의 왕(희곡)
p.335 형언할 수 없는 하스투르
p.263 하스투르의 노래
p.252 하스투르 강림
p.224 알 아지프
p.293 비야키
KPC가 최근 수상한 행보를 보이는 까닭은 ‘황색의 징표(p.314)’ 때문입니다.
KPC가 대형 소속사로 이적하게 된 것은 그가 인기를 얻기 시작한 3년 전입니다. KPC의 소속사 ‘코사 액터스’는 ‘노란 옷의 왕-하스투르의 화신(p.313)’의 교단이 설립한 단체로, 그들이 추구하는 바(룰북 참고)를 이루기 위해 대중 문화 영역에서의 다양한 저변 확대를 꾀하고 있습니다.
KPC가 처음 소속사 ‘코사 액터스’에 이적할 때에는 특별히 소속사 내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가능한 많은 재능 있는 배우를 끌어들고자 인재를 영입하던 중 KPC도 그물망에 걸려든 것이었으나, 다른 인물보다 유독 빠르고 강렬하게 ‘황색의 징표’를 발견하고 그것에 이끌린 KPC가 곧 상부의 눈에 띄게 됩니다.
KPC가 다른 동료 배우들보다 훨씬 먼저 ‘황색의 징표’를 발견하고 강하게 이끌린 데에는 KPC만의 백스토리가 필요합니다. KPC가 선량한 인물이라면 시나리오의 전제 성립 자체가 아주 어렵습니다. KPC는 분명한 악인입니다. 자신이 가진 오랜 분노를 타인에게 풀어 왔든, 혹은 사회성 속에 감추어 왔든, 마음만 내킨다면 타인의 몰락이나 불행, 심지어는 재해를 진심으로 바랄 수 있어야 합니다.
시나리오 내에서의 샘플 백스토리는 ‘KPC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고, 그로 인해 큰 억울함과 분노가 내재되었다’는 이유를 예시로 서술해 보겠습니다(KPC의 성향과 상황에 맞게 전부 다 뜯어 고쳐 주세요). 불치병이 있었어도 좋고, 신화 생물과 얽힌 문제로 죽어 가고 있어도 좋고, 저주나 주술에 당했어도 상관없습니다. 우선 어릴 적부터의 불치병이 있었다는 백스토리를 전제로 서술하겠으나, 별다른 배경 없이 자기 이득을 위해 잘못된 저주를 사용했다 그 대가로 수명을 빼앗겼다든지, 술자에게 당했다든지… 무엇이든 마음대로 구성해 주세요. 오히려 후자 쪽이 더 재미있는 연출이 될지도 모릅니다.
KPC는 개인이 진작 지니고 있었던 악한 성질 위로 ‘황색의 징표’에 오랜 기간 노출되었다는 일까지 더하여 완벽한 장기적 광기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그 원인은 남에게 겪은 피해나 신화적 경험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본인이 아주 적극적인 악인이라는 까닭으로 발생한 일입니다. ‘황색의 징표’에 노출된 인간이 정상적인 이성을 유지하기는 어렵겠지만, 그것이 악의적인 방향으로 발현된 것은 KPC의 본성 탓입니다. KPC는 자기 희생적이지도, PC를 구하려 들지도 않습니다. 도리어 PC의 생명을 제물 삼아 세상에 자신의 족적을 남기려 하는 배우입니다.
KPC는 현재 일종의 미친 예술가와 마찬가지입니다. 배우로서 원하는 자리까지 오르지 못한 채 죽게 된다는 현실에 대단히 분노하여 제 삶의 가치나 증명을 남긴 후에 떠나고 싶다는 충동에 시달립니다. 오갈 데 없는 노여움은 함께 공연하면서 자기 재능을 아낌 없이 발산하던 가장 가까운 동료인 PC에게 발산됩니다. 애증이든, 온전한 질시나 증오이든, KPC는 PC에게 심한 악의를 느끼게 됩니다. 게다가 하스투르 교단의 논리나 추구하는 방향에 완벽하게 동화되었으므로, 희극 ‘노란 옷의 왕’을 무대에 올려 세상에 잔혹한 미학을 퍼뜨리겠다는 욕망마저 갖고 있습니다.
KPC는 평단과 대중 양쪽에서 크게 호평을 받으며 그 재능을 드러낸 배우이자 교단의 충실한 신도로서 완벽하게 개화하였으므로 소속사에서도 유용히 쓰고자 합니다. 다가오는 <즐거운 오후> 재연에 황색 징표를 넣고, 내용 중 희곡 ‘노란 옷의 왕’의 일부를 넣어 관람객들을 암시와 광기에 빠트리려는 것이 이들의 목적입니다.
한편 KPC는 교단의 목적과 지극히 별개로, ‘노란 옷의 왕’ 공연과 더불어 KPC를 제물로 사용해 하스투르를 세상에 현신시키겠다는 끔찍한 결정을 내립니다. KPC의 열렬한 팬이자 하스투르 교단의 신도, 그리고 <즐거운 오후> 재연의 각본가이기도 한 NPC 크리스틴 밀러가 이를 돕습니다. 크리스틴 밀러는 이미 관련 신화서에 대한 연구가 끝나 완전히 미친 상태입니다. 두 사람은 추악한 방향으로 다시 쓰인 <즐거운 오후>의 재연 첫날, PC를 죽이고 ‘하스투르의 노래’, ‘황색의 징표’등을 통해 세상을 혼란 속에 처넣기로 작정합니다.
1. Orchestra pit
또예요, 또! KPC가 오늘도 연습실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건물까지는 왔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일까요? 오늘은 1막 엔딩 단체 넘버에서 사용될 특수한 무대 장치 동선을 점검하기 위해 반드시 모두 모여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었으니 일단 오기는 온 모양인데, 정작 무대로 쓰이는 홀에는 등장하지 않고 외따로 떨어진 지하 대기실에서 혼자 연습을 하고 있다지 뭡니까.
요근래 도무지 알 수 없는 이유로 아주 날카로워진 KPC는 누구의 말도 쉽게 듣지 않습니다. 단체 연습을 하면서 그의 동선을 빼두는 것도 한두 번이죠. 재연이니 이미 공연 내용을 숙지하고 있는 주연들이야 한두 번 빠진다고 쳐도, 새로 공연하게 된 앙상블들은 무슨 죄인가요? KPC의 아버지 역할로 분한 원로 선배님께서도 영 불편하신 눈치입니다.
결국 연출가가 PC에게 슬쩍 눈치를 줍니다. KPC를 찾아 데려오라는 거겠죠. 늘 이 역할은 PC에게 떠맡겨집니다. 나이도 비슷하고, 배우로서의 커리어도 비슷하고, 늘 호흡을 맞추는 페어이니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솔직히 당신도 달갑지만은 않겠죠. KPC를 찾으러 가 볼까요?
PC의 선언이 있다면 장소는 KPC가 혼자 있다는 지하 대기실로 바뀝니다.
지하 대기실 창문 너머에서 PC는 수상한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KPC가 굉장히 이상한 공연을 1인극으로 연습하고 있는 광경입니다. KPC가 작품에 몰입하는 태도에 따라 다른 서술이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는 그 연기와 노래가 몹시 압도적이라 PC는 홀린 듯이 멈춰서서 그 장면을 훔쳐 보게 됩니다. 방음 때문에 내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지만, 확실한 것은 KPC가 연기하고 있는 대목이 <즐거운 오후>의 장면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너무 선정적이어서, 폭력적이고 잔혹해서, 혹은 사람을 홀리기 때문에 금지된 작품 페이지 사이에 끼워진 것처럼 PC는 순간적인 어지러움을 느낍니다(KPC가 연기하고 있는 작품이 ‘노란 옷의 왕’이기 때문입니다). 이성 판정 0/1을 시도합니다.
PC는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고 설득, 대인 관계 판정, 적절한 RP 등을 통해 KPC를 붙잡아 무대로 끌고 와야만 합니다. 적당히 어울려 주세요. 그러나 겨우 데려온 KPC는 여전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고, 무대 리허설 중에도 전혀 집중하지 않고 딴 소리만 반복합니다. 결국 KPC가 등장해 독무를 추는 장면에서 그가 스타트 신호를 무시하자, 화가 난 원로 배우가 언성을 높이는 바람에 연습이 중단되는 일마저 벌어집니다. 분위기가 엉망으로 치닫자 결국 또다른 선배 배우가 나서서 애써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며칠 뒤 리허설을 재개하기로 일단락하고, 일단 오늘의 연습은 끝이 납니다.
퇴근길, 주차장에서 PC는 담배를 피우고 있던 조연 NPC(KPC의 대학 후배이기도 합니다)와 마주치게 됩니다. 대화를 통해 다음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오늘 같은 일이 벌써 몇 번째 반복인지 모르겠다. PC가 나오지 않았던 날에도 여러 번이랬다. 메인 연출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고 있다.
- KPC의 주가가 높고, 방송출연도 잦은 데다 이 공연의 티켓파워는 솔직히 KPC와 PC 두사람이 전부 다 책임지고 있어서 요근래 연출자들도 함부로 하지 않지만, 이정도로 안하무인이면 다음 공연부터 솔직히 그 커리어도 장담할 수 없다.
-KPC가 예전에도 특이한 구석이 없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이정도로 안하무인은 아니었다. 그나마 PC와는 좀 가깝지 않느냐. 달래서 술이라도 한 잔 마셔 보고, 요즘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물어보는 게 어떨까?
여기까지 대화를 마치고, PC를 잘 유도하여 KPC와의 식사 자리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조연 NPC를 통해 2인 식사권 등을 선물해도 좋을 것입니다.
2. Exposition
통화, 메신저 등을 이용해 KPC에게 연락하여 식사 자리를 잡도록 도와 주세요. 장소 선정은 1D10을 통해 진행하지만, 원하는 장소가 있거나 보기 중 괜찮은 장소가 없다면 수호자 자율로 선정한 장소에 직행해주세요.
1. 고층 빌딩, 멋진 야경이 내려다보이는 레스토랑
2. 유명 쉐프가 영업하는 중식당
3. 초밥 맡김차림(*오마카세)
4. 대학가 파스타 맛집
5. 번화가 스페인 요리 전문점
6. 묵직하고 고요한 느낌의 고급 한식당
7. 인적 드문 골목의, 소수 인원만 받는 브런치 카페
8. 생맥주가 맛있는 멕시코 요리 전문점
9. 수제버거 전문점
10. 대학가 곱창맛집
기본적으로는 자유로운 RP 구간이지만, 대화 도중 KPC의 이질적이고 신경질적인 면을 드러내 주시면 좋습니다. ‘넌 멀쩡하잖아,’ ‘넌 이 다음 기회도 있잖아’ 등의, 자신은 기회를 빼앗겼으나 PC에게는 앞으로가 남아 있음을 분노하는 듯한 대사, ‘난 왕이 될 거야’라는 식의 영문을 알 수 없는 충동적인 대사 같은 것들이 제시된다면 좋을 것입니다. 이 파트에서 KPC가 아팠었다(혹은 진상 부분에서 개별적으로 정한, KPC가 분노를 품게 된 백스토리)는 정보에 대해서도 가볍게 힌트를 주거나, 아예 직설적으로 과거사를 들려 주는 방식을 통해 서술해 주세요. PC가 알아듣게 타일러 보겠다는 시도를 하겠다면 그래도 되지만… 이미 장기 광기 상태인 KPC에겐 별달리 통하는 것이 없습니다. 원하는 만큼 RP하되 ‘설득이 별로 의미 있지 않다’ 정도의 인상을 주도록 해 주세요. 식사가 끝나면 장면이 넘어갑니다.
3. Libretto
며칠 뒤, 저번에 엉망이 된 동선 리허설을 다시 하기로 약속된 날입니다. 들어오면서 분명 KPC의 차(혹은 매니저의 차 등)를 봤는데, 정작 연습실엔 또 KPC가 없다네요! 선배님도 무대 감독도 분명 불같이 화를 낼 것입니다. 연출가가 스트레스로 밥솥처럼 담배 연기를 뿜어내리라는 데에 내기를 걸어도 좋을 겁니다. 다행히 시작까지 아직 30분 정도 남았으니, 대체 어딜 간 건지 한 번 찾아 볼까요. 단체 연습실부터 확인해 봅시다.
단체 연습실 조사 가능 지점
1. 의자 위 ▶ KPC의 <즐거운 오후> 극본
2. 벽 콘센트 ▶ 충전 중인 KPC의 태블릿
3. 휴식 중인 앙상블들 ▶ 대화
◈ KPC의 <즐거운 오후> 극본
극본이야 다 같은 내용이지만… KPC가 정리를 다르게 해 뒀을지도? 원래 담당한 배역에따라 필기와 강세가 달라지니까요. 사람에 따라 호기심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슬쩍 보고 제자리로 돌려 놓을까봐요.
뮤지컬 <즐거운 오후>의 내용, KPC가 휘갈겨 쓴 메모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KPC가 휘갈겨 쓴 메모
메모 내용은 자유롭게 구성해 주세요. 연기하면서 신경써야 할 강세나 호흡을 찍어 두었어도 좋고, 맛집 위치 따위를 갈겨 썼을지도 모르죠. 다만 두 가지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 유명 대학병원의 전문의 연락처
단순 불치병이든, 신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벌어진 일이든, KPC는 자신의 수명을 연장할 방법이 없을지 찾아보고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병원에 방문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KPC 성향에 따라 삭제해도 되는 내용입니다만 기왕이면 단서로써 남겨 주세요.
- 신원을 알 수 없는 휴대폰 번호
핸드폰 번호를 PC의 휴대폰에서 검색한다면 : <즐거운 오후> 재연 각본가, 크리스틴 밀러의 번호라고 뜹니다. 뭐… 출연자 대본에 공연 각본가 연락처가 메모되어 있는 게 엄청나게 어색한 일은 아니지만…….
전화를 걸어본다면 : 자동차가 급제동하는 듯한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성 판정 0/1
◈ 극중극 <즐거운 오후>의 내용
미국 여성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각색된 뮤지컬이라는 설정입니다.
KP 정보 : ‘거트루드 브루스터’가 KPC, ‘알렉스 헤링턴’이 PC의 역할입니다. <즐거운 오후>는 작중 두 사람이 유독 자주 마주쳐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 바의 이름이자, 마지막에 두 사람이 서로를 향한 사랑(KPC-PC 페어 서사에 따라 우정으로 변경 가능)을 확인하고 함께 부르는 넘버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거트루드와 알렉스는 어떤 성별이어도 상관 없습니다. 성별중립적인 이름과 인물설명을 사용하였으므로 자유롭게 설정해 주세요. 인물 이름 바꾸셔도 됩니다.
이 <즐거운 오후>는… 차후에 따로 CoC 시나리오화할 예정입니다! (^^)
격동과 혼란의 시기인 1920년대 미 동부. 집안을 배신하고 재산을 가로챈 원수에게 복수하기 위해 고향 영국에서 미국까지 건너온 ‘거트루드 브루스터’의 이야기입니다. 거트루드가 뉴욕 사교계에 소개된 첫날, 그는 가면 무도회에서 이름 모를 상대방과 진실한 마음을 나누게 됩니다. 그러나 날이 밝고 보니 가면 뒤에 숨은 상대의 얼굴은 거트루드가 그토록 원망 속에서 찾아 헤매던 원수, 헤링턴 부부의 자녀 ‘알렉스 헤링턴’.
본래 브루스터 부부와 헤링턴 부부는 영국에서 절친한 관계이자 사업 파트너였으나 헤링턴 부부가 브루스터 부부를 배신하고 재산을 가로채 미국으로 터전을 옮겨 대부호로서의 삶을 누리고 있었습니다. 폐병이 있었던 거트루드의 아버지는 사정이 나빠지자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해 죽고, 모든 것을 잃은 거트루드는 헤링턴 부부가 뉴욕에 자리를 잡았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파멸시키기 위해 미국까지 왔습니다. 브루스터 집안의 재산을 가로챈 것은 헤링턴 부부 두 사람만의 잘못으로, 알렉스는 이러한 일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가면 무도회 이후, 두 사람은 몇 번이고 뉴욕 뒷골목의 작은 바 <즐거운 오후>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알렉스는 거트루드에게 선의를 보이며 친밀한 마음을 품고, 거트루드는 서로의 우정을 이용하고자 과거를 숨긴 채 접근하여 가까워집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턴가 복수를 위한 연기, 그리고 진짜 애정이 섞이면서 거트루드는 가면 무도회에서의 알렉스를 잊지 못한 채 복수와 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괴로워합니다.
극의 클라이막스, 알렉스가 위기에 처한 거트루드를 구해 주다 대신 목숨이 위험해질 뻔한 사고가 발생하고, 병실에서 헤링턴 부부와 거트루드, 알렉스가 모두 한 자리에 모이면서 이들 사이에 얽힌 은원이 마침내 밝혀집니다. 이미 알렉스를 연인으로서 깊이 받아들이게 된 거트루드는 끝없이 고뇌하지만, 이 작품이 명작으로 남게 된 가장 중요한 지점은 거트루드가 복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에 있습니다. ‘분노에 얽매인 자가 제멋대로 나아가는 걸음걸이는 그가 밟고 선 바닥까지 모조리 불태우기 마련이다’는 극중인물의 발언에 ‘산불을 함부로 가르치려 하는 자 없듯, 내 분노의 향방 역시 불타 보지 않은 자가 지정하려 들지 말라’고 응수한 거트루드의 노래는 작품의 주요 대사로 손꼽히는 명장면입니다. 한편 부모의 죄를 알게 된 알렉스 역시 죄책감에 사로잡히고, 알렉스와 거트루드의 말싸움이 극단에 치달은 끝에 눈물 속에서 서로를 받아들인 두 사람은 함께 헤링턴 부부를 고발합니다. 헤링턴 부부는 진작 받았어야 마땅한 벌을 받고, 그들이 갈취한 재산은 거트루드가 돌려받아 알렉스와 나누어 쓰게 됩니다. 모든 사건이 정리되고 <즐거운 오후>로 돌아간 그들이 바를 방문한 손님들에게 골든벨을 울려 주는 것으로 막이 내립니다.
◈ KPC의 태블릿
충전 중이라 연습실에 꽂아놓고 간 모양입니다. 5회 기회 안에 행운 판정 대성공으로 패턴을 풀어내면 안의 단서를 볼 수 있고, 풀지 못했을 경우에는 KPC의 휴대폰으로 보안 경보 알림이 갑니다. 알림을 확인한 KPC는 기묘할 정도로 심하게 화가 나 연습실로 올라오고, PC에게 미친 듯이 화를 내며 태블릿을 빼앗아 다시 지하 연습실로 사라져 버립니다. 쫓아가야 합니다.
대성공 판정시 발생 이벤트
내부 정보를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갤러리 앱에 KPC가 개인 연습 영상을 촬영해 둔 기록이 있습니다 “…은 나에게서 앗아가 버렸네. 꿈의 행방을 결정할 힘도, 꿈에서 도망칠 힘도…….”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노래로 몹시 아름답지만 기이하게 음산합니다. 이성 판정 1/1D2
영상을 열람하고 있으면 메신저 앱의 알림이 하나 뜹니다. 앱 자체는 비밀번호 잠금이 되어 있어서 실행할 수 없지만 상단바 알림으로 마지막 내용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본가 크리스틴 밀러에게서 온 것입니다. ‘카르코사, 역시 카르코사가 좋겠어요.’
KP 정보 ‘카르코사’는 <노란 옷의 왕>의 주된 무대가 되는 고대 도시입니다.
◈ 앙상블과의 대화
어린 앙상블 두 사람입니다. 대인 기능 판정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정보를 들을 수 있습니다.
- 요근래 KPC가 유독 각본가 밀러 씨와 사이가 가깝더라. 저번에도 둘이서만 대기실에서 이야기를 하던데, 생각해 보면 각본가가 KPC의 소속사 이사하고도 아는 사이랬나 뭐 그랬던 것 같다.
- 아무튼 극 내용이 많이 수정될 것 같던데 수정할 거면 빨리 알려 줘야 고쳐서 연습을 할 것이 아닌가. 솔직히 인기를 믿고 너무 막 나가는 것 같다. 앙상블들은 KPC의 행태에 불만이 많다.
- KPC가 지하 홀로 가는 걸 봤다.
조사를 마치고 나면 자연스럽게 지하 홀로 유도해 주세요.
4. 새로운 세상으로 (Reprise)
KP 정보 장면에 들어가기 전, 미리 KPC와 PC의 <즐거운 오후> 대사/행동을 정리하여 알려 준다면 매끄러운 RP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장소가 전환되면 PC는 지하 홀 입구로 들어가고, 객석 위쪽 단상에 앉은 KPC가 그랜드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은 나에게서 앗아가 버렸네. 꿈의 행방을 결정할 힘도, 꿈에서 도망칠 힘도…….
생전 처음 들어 보는 노래로, 몹시 아름답지만 기이하게 음산한 곡조입니다(‘노란 옷의 왕’의 넘버입니다). 심한 아찔함과 알 수 없이 치미는 분노를 느끼며 이성 판정 후 실패한다면 이성 1/1D2가 감소됩니다.
문득 연주되던 악곡이 끊기고 KPC가 PC를 발견합니다. 이날의 KPC는 유독 즐거워 보입니다. 도리어 소름이 끼칠 정도로 화를 내지 않고 웃으면서, 다시 건반 위로 손을 가져갑니다. 아름다운 손가락이 천천히 짚은 것은 B마이너. 갑작스럽게 청아하고 맑은 발성이 시작됩니다. 나비 같은 속눈썹이 나부끼고 시선이 한 차례 잦아들고 나면…….
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낭만도 꿈도 없이 태어나
바란 적 없는 것을 원하게 될까
날 봐 브리스톨을 떠나 뉴욕으로
아버지를 떠나 이 삭막한 도시로
복수 위한 삶 원한 적 없는데
2막의 클라이막스, ‘용서’의 첫 부분입니다. 맞아요, 두 사람의 가장 감정적인 듀엣이죠. 무대 양익으로 갈라져 각자의 장소에서 노래를 시작한 두 사람은 장면이 전환되면서 서로를 향해 달려가고, 마침내 마주쳐 눈물을 흘리며 상대방을 향한 증오와 애정을 송두리째 꺼내 놓고 고백합니다. 가장 추악하고 그악스러운 복수심,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울 수 없었던 열정… 수많은 감정이 뒤엉켜 울음으로 화하는 극적인 순간. 공연 중에도, 연습 중에도, 여러 번 호흡을 맞춰 본 것이라 사실 지금 구태여 다시 연습해볼 필요는 없지만……. 하지만.
숨을 삼키는 순간 KPC는 완벽하게 거트루드 브루스터입니다.
그렇다면 PC 역시…….
KP 정보 위 가사에 이어질 PC의 파트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미리 안내해 주시고, 서로 교차하여 노래부를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 PC가 이어서 부른다는 선언이 있다면 GM이 내용을 안내하거나 출력해 주어도 좋습니다.
그래 사람은 누구나
지은 적 없는 이름을 받아
정하지 않은 그림자 아래 살잖아
날 봐 드넓은 저 땅 화려한 저택 불빛
나는 알렉스 헤링턴, 대부호의 상속자
검은 돈 모르고 누리며 살았네
모든 것이 헛되구나
서로 시선을 교환하며 극에 몰입하는 RP를 이어 나가 주세요. 다음으로 이어질 연기와 대사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무대 양쪽에 서서 각자의 노래를 이어 나가던 두 사람은, 결국 이 모든 비극에도 불구하고 불길처럼 타오르는 서로를 향한 사랑을 깨닫습니다. 세트와 세트 사이를 누비며 몇 번이나 엇갈린 끝에 무대 중앙에서 간신히 마주한 거트루드와 알렉스. 먼저 울음을 터뜨리는 것은 KPC의 역, 거트루드입니다. 그가 말합니다.
“나는 당신을 용서하지 못할 거야……. 내가 당한 일을 잊지도 않겠지…, 그런데……. 그런데 당신은 나를 용서해?”
다음에 이어질 PC-알렉스의 대사, 알고 있죠. “내가 용서한다면, 당신은 떠날 겁니까?” 그리고 1막에서 KPC가 미국으로 떠나 오며 불렀던 단독 넘버 ‘새로운 세상으로’의 리프라이즈가 이어집니다. 본래 ‘새로운 세상으로’는 낯선 곳으로 떠나는 KPC의 결단과 소회를 담은 곡인데, 이 리프라이즈는 두 사람이 함께 부르기에 ‘나’였던 주어가 ‘우리’로 바뀌면서 감동적인 연출을 부여하지요. 양손을 맞잡고 마주 보며 듀엣합니다.
우린 떠날 거야
(그래 떠날지도 몰라)
자유로이 날 거야
(어쩌면 오래도록)
빛날 필요 없어, 주인공? 원치 않아 (원했어)
누가 우리를 알지?
누가 우릴 운명의 가장자리에 버려 두었을까?
자 항해는 남십자성을 따라
거친 바다로 지금 떠날 거야
누가 우리를 알지?
누가 키를 대신 잡지?
용서도 증오도 함께 택했어
우릴 기다려, 함께 정했어!
소용돌이를 넘어 새 땅으로 간다
곡이 끝나면 어떤 지문이 이어지는지도 PC는 알고 있습니다. 무대 암전된다.
그리고 정말이지 거짓말처럼, 지하 홀 전등이 모두 꺼집니다. 정전이라도 일어난 걸까요?
어둠 속에서, 시선이 교환됩니다. 상황과 분위기에 집중하여 RP를 이어 나가도 좋고, 무슨 일인지 살펴보러 나가도 됩니다. 복도로 나갈 경우 듣기 판정을 통해 비상 계단 근처에서 뭔가 끌리는 듯한 소리, 벽이나 땅을 긁는 듯한 소리, 어디선가 문이 탁 닫히는 소리 등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단을 열어 보아도 어둠 탓인지 안을 확인하기는 어렵습니다.
KP 정보 각본가 크리스틴이 신 소환 의식 준비를 위해 앙상블 중 한 명을 기절시켜 끌고 가는 소리입니다. 당장은 ‘뭔가 소리가 들린다’를 넘어서는 정보를 주지 않도록 해 주세요.
적당히 상황을 정리하여, KPC를 데리고 올라가 연습을 재개하는 식으로 그날의 일을 마무리지어 주세요.
5. 암전
시간이 흘러 첫 공연 전날. 준비 기간동안 악재가 연달아 터졌습니다. 근 며칠간 출연이 불가능해진 배우가 셋이나 됩니다. 조사 파트에서 KPC를 비난했던 앙상블 한 사람은 지하 홀이 정전됐던 날부터 돌연 잠적하여 행방이 묘연하고, 비중 있는 조연 배우 하나는 주취 난동을 심하게 부려 여론이 나빠지는 바람에 하차, KPC를 지적했던 원로 배우는 잘 관리 중이었던 지병이 심하게 악화되어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앙상블과 조연은 대체하는 것으로 어떻게든 수습했지만 원로 배우까지 세 명째 일이 벌어지면서 문제가 심각해진 것입니다. 배우들이 연습에 집중할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여론도 나빠져 익명 게시판이나 뮤지컬 팬 커뮤니티 등에서는 알음알음 무슨 일이 벌어진 게 아니냐는 루머가 돌기 시작합니다.
KP 정보 ‘노란 옷의 왕’ 내용을 추가하기 위해, 그리고 무대 장치에 ‘황색의 징표’를 설치하기 위해 <즐거운 오후>의 각본을 크게 수정할 필요가 생기자, 그 원인을 만들어 주고자 각본가 크리스틴 밀러가 배우의 신상에 문제를 일으킨 것입니다. 더불어 저 세 배우는 모두 KPC의 기분을 상하게 했던 인물들이기도 하고요. 의식에 사용할 마력과 피를 얻어내기 위한 일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전용홀에서도 연달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극장가에 도는 괴담이야 놀랄 것도 아니지만, 멀쩡한 조명이 여러 번 떨어져 스탭들이 줄지어 다치고, 아무도 없는 연습실에서 노랫소리가 들린다는 증언이 계속해서 나옵니다. 공연이 얼마 남지 않은 마당에 갑자기 스케줄을 조정하여 섭외할 사람도 마땅치 않고, 결국 세 역할의 비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극본이 급히 수정되면서 그야말로 난리가 납니다.
PC는 심란한 상황 속에서 극장으로 출근합니다. 리허설을 앞둔 1층 무대 뒤쪽 출입문을 통해 무대에 서니, 급하게 변경된 여러 무대 장치들이 눈에 띄네요. 내용이 수정됐다는 것은 PC도 알고, 리허설도 시간이 허락하는 한 여러 번 했지만, 이렇게까지 동선과 장치를 갑자기 변경하면 과연 매끄러운 공연이 가능할지 역시 걱정이 됩니다. 당장 얼마 전 런스루(실제와 거의 동일한 환경에서 진행하는 총 리허설) 때에도 여러 실수가 있지 않았습니까?
우선 무대와 백스테이지를 한 번 살펴보죠.
무대 부근 조사 가능 지점
1. 무대 상수, 주연용 퀵체인지 룸
2. 무대 하수, 하나미치
◈ 무대 상수, 주연용 퀵체인지 룸(KPC용)
용어 배우가 객석을 바라보고 선 방향을 기준으로 무대 왼쪽이 ‘상수’, 오른쪽이 ‘하수’입니다. ‘퀵체인지 룸’이란 배우가 분장실까지 이동하지 않고 무대 바로 근처에서 빠르게 의상이나 분장을 교체할 필요가 있을 때 이용하도록 마련해 둔 일종의 분장실 공간을 뜻합니다.
무대 왼편의 퀵체인지 룸입니다. 화려한 의상이 빼곡히 걸렸고, 공연 중 급히 갈아신어야할 신발들이 대본 순서대로 나열되어 있습니다. PC에게도 당연히 익숙한 공간이죠. 무도회 장면에서 쓰이는 연미복과 칵테일 드레스, 작중 시점에 유행했던 중절모, 뽐내기를 좋아하는 출연진들이 겉에 걸치는 프록 코트…….
더 살펴본다는 선언이 있을 경우, PC는 관찰력 판정을 통해 거트루드 역할의 의상 중 KPC용으로 준비된 자켓에서 수상한 문양(황색의 징표/p.314)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문양이 어떠한 것이라고 PC는 얼른 알아차리거나 묘사할 수 없습니다. 자켓 뒷부분에 은사로 수놓인 이것은 뱅글뱅글 도는 듯했다가, 은은하게 빛나고, 꿈틀거리면서 보는 사람에게 손을 뻗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머리가 크게 아찔하고, 순간적으로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득해집니다.* 이성 판정 0/1D6 (*룰북 인용)
찰나인지 영원인지 모를 잠깐이 지나가고, PC는 자신을 흔드는 손길을 느낄 수 있습니다. “PC씨? 멍하니 서서 뭐 해요?” 정신을 차리라는 것처럼 눈앞에서 손뼉을 짝짝 치는 인물은 공연 의상을 책임지는 의상팀장입니다. 수상한 음모와는 관련 없는 일반인이므로, 적당히 공연 막바지에 스태프와 배우가 나눌 법한 화제로 RP해 주세요. 소문을 함부로 옮기는 경박한 성격이라는 인상을 주면 좋습니다. 의상팀장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정보를 들을 수 있습니다.
- 최근 뒤숭숭한데 PC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지? 자신은 어제 퇴근길 운전 중 귀신을 본 것 같다(농담입니다). 왜 우리 극장에도 귀신 많이 나온다고 하지 않던가. 특히 3층 소품실은 아주 유명하다.
KP 정보 3층 소품실 귀신 소문은 크리스틴 밀러 및 이번 일에 가담한 KPC의 소속사 직원들이 낸 것입니다. 이곳에서 의식과 관련된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사람들의 발길을 가능한 배제하고자 하는 의도입니다.
- KPC가 오늘 아침에는 리허설에 고분고분히 참여했더라. 그러고 보니 오늘 두 사람, 배급사 유투브 채널에 올라갈 인터뷰 영상 촬영이 있지 않았나?
- 근거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기분상 그렇다는 거지만… 조금 이상하다. 최근 일을 당한 배우들이 모두 KPC의 심기를 건드린 사람들이 아닌가? 잠적한 앙상블은 KPC를 연습실에서 대놓고 욕한 적이 있고, 주취 난동을 부렸다는 조연 배우는 SNS에 KPC의 불성실한 태도를 주어 없이 비판한 적이 있는데다, 지병이 악화된 원로 배우 역시 KPC를 지적했던 바가 있지 않은지?
-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KPC의 소속사도 꺼림칙한 점이 많다고 관계자들끼리는 수군거리곤 한다. 거기만 들어가면 사람들이 무명 시절은 잊고 하나같이 안하무인이 된다나……. 계약한 후에 행적이 묘연해진 배우도 있다더라.
◈ 무대 하수, 하나미치
용어 일반적인 사각형 무대 디자인을 벗어난 범주까지, 좌우측 벽면을 따라 무대장치가 확장되도록 만든 추가 무대를 말합니다. 본래 일본 가부키에서 유래된 개념이라 국내에서도 일본어 표현을 관습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순화어를 찾고 싶었으나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했습니다……. 부득이한 업계 용어로 생각해 주세요.
1막, 가면 무도회장의 테라스에서 알렉스와 거트루드가 처음 만나는 장면. 그리고 2막, 모든 진실을 알게 된 거트루드가 고뇌하며 창밖을 바라보고 노래하는 장면에서 주로 쓰이는 2층짜리 테라스 세트입니다. 뒤편 계단을 통해 오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배우가 노래하는 자리 뒤쪽에 장식용으로 걸려 있는 액자에서 PC는 형언할 수 없는 문양을 발견하고 아까와 같은 감각을 느끼면서 이성 판정 0/1D6을 실시합니다. 이때 일시적 광기가 오지 않았다면, PC는 관찰 판정을 통해 액자에 별자리를 주제로 한 명화가 걸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천문학 기능이 있는 PC라면 판정을 통해, 영문(모국어) 기능이 있는 PC라면 판정 후 아래 작품 설명란을 통해 이 별자리가 황소자리라는 정보를 얻습니다. 특히 두드러지게 그려진 것은 황소자리의 알파성인 알데바란이군요.
KP 정보 하스투르 소환과 관련된 암시성 단서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룰북 참조해 주세요.
적당히 둘러 보고 나면, 스태프 모브 캐릭터를 통해 위에서 거론된 ‘배급사 유투브 채널에 올라갈 홍보용 인터뷰 영상 촬영’이 곧 시작된다며 PC를 위층 대기실로 유도해 주세요.
◈ 영상 촬영이 진행되는 대기실
KP 정보 만일 이 시점에 PC가 일시 광기에 걸린 상태라면, KPC는 PC가 ‘황색의 징표’에 노출되었다는 점을 짐작할 수도 있습니다. 이때 공포스러울 정도로 기이하게 기분 좋아하는 티를 내 준다면 연출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먼저 도착한 KPC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꾸민 일들이 착착 진행되고 있기에 요근래 KPC는 그런대로 기분이 좋은 편일 것입니다. 반영하여 이입해 주세요.
몇 마디 대화를 주고받고, 스태프가 카메라를 켜면 녹화가 시작됩니다. 별도로 진행자 같은 것은 없고, 주어진 질문에 두 사람이 답하면 됩니다. 배역에 대한 생각, 첫 공연을 앞둔 각오, 저번 초연과 이번 재연에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페어 배우인 서로 간 ‘케미’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평범한 질문들을 제시해 주시고, 질답을 이용해 적당히 만족할 만큼 RP해 주세요.
질문이 어느 정도 이어지고, 충분히 RP했다고 느껴지는 시점이 되면 다음 씬인 KPC의 연습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촬영 스태프와 KPC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이제 PC에게는 얼마간 여유가 있습니다. 휴식을 취해도 좋고, 휴대폰을 가지고 놀아도 되겠죠(뒤쪽에서 전개를 편하게 하고 싶다면 여기서 배터리가 나갔다고 처리해 주시거나 갑작스럽게 휴대폰을 떨어트려 액정을 파손시켜 주셔도 좋을 것입니다…….).
잠깐 쉬던 차, PC는 문득 이상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마치 쥐가 벽을 긁는 것 같은 소리.
만일 PC가 ‘4. 새로운 세상으로 (Reprise)’ 단락에서 듣기 판정에 성공하여 크리스틴 밀러의 범행과 관련된 소리를 들었었다면, 이 구간에서 ‘어디서 들어 본 소리인 것 같다’는 암시를 주세요. PC가 어떤 내용인지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아이디어 판정 등으로 도움을 줍니다.
나가서 살펴 본다는 선언이 있다면 복도로 내보내 주세요. 소리는 (이번에도)비상구 계단 부근에서 들립니다. 이 대기실이 복도 끝이라 들린 것 같네요.
◈ 비상구로 통하는 문을 열어 본다면
선언이 있을 경우, 행동에 따라 끔찍한 묘사와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점을 미리 주의시켜 주세요.
문을 열자…… 어두운 계단참에 자동 전등이 켜지지 않아 선뜻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PC가 손을 휘젓거나, 움직여서 자동 등을 켜기도 전에……. 바닥에서 뭔가, 슥, 스윽, 하고, 길게 끌리는 것 같은 소리가…….
그리고, PC는 전등이 사람을 감지하는 범위까지 들어가지도 않았는데,
불이 켜집니다.
자연스럽게 시선은 전등 아래에서 움직이는 무언가로 향합니다.
그것은…… 마치 지나치게 끔찍하게 부풀어 오른 빵, 가뭄 들어 갈라진 땅, 어딘가 잘못되는 바람에 네 발로 기게 된 눈 먼 거미…… 당장이라도 손톱으로 뺨을 긁고 싶어질 정도로 징그럽고 간지러운 어떤 광경들을 빻아 한데 반죽한 듯한 생물이었습니다. 이성 판정 1/1D4+1
KP 정보 ‘하스투르의 노래(p.263)’ 주문에 당한 것입니다. 주문을 제대로 익혔는지 크리스틴과 KPC가 앙상블 배우를 대상으로 실험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온통 물집과 부스럼으로 뒤덮인 그것은 분명히 사지가 달렸고, 발작하듯 온몸을 떨며 기이한 신음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명백히 사람의 형태입니다. PC에게 좀 더 정신이 있다면 그 짐승 울음 같은 것이 사실 인간의 언어라는 것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관찰 판정을 할 수 있는 상태라면 시켜 줘도 좋겠죠. 성공한다면 그가 얼마 전 행방불명된, KPC를 비방했던 앙상블 배우와 닮았다는, 어쩌면 그 본인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귀를 기울이는 것이 가능하다면 PC는 ‘그것’과의 대화를 통해, 물론 다시 말하지만 그럴 수 있다면, 다음과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끔찍한 고름 악취를 풍기며 불타고 남은 시체처럼 그륵그륵거리는 목소리로 간신히 의사를 전달합니다.
- 극장 복도를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전이 발생했다. 당황해서 멈춰 섰는데, 순간 얼음을 뒤집어쓴 것처럼 차가운 감각이 느껴졌고 눈앞의 손조차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주변이 새까매졌다. 이어서 뒤통수에 무언가를 거세게 맞고 기절했다.
- 눈을 떴을 때는 어딘지 모를 곳에 묶여 있었고, 각본가 크리스틴 밀러가 함께 있었다. 그가 소름 끼치는 비명을 지르자 심한 통증이 느껴지더니 온몸에 이런 물집이 돋기 시작했다.
- 정신을 잃었다가 드문드문 눈을 뜨면 귓가에 끊임없이 낮은 노래가 들렸다. 곁에서 사람이 부른 것 같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누구인지 알 수가 없다. 가사가 있는 노래였는데, 잘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노래였다. "…은 나에게서 앗아가 버렸네."
여기까지 증언하면서 ‘그것’은 점점 고통 속에 몸부림칩니다. 그리고 마지막 말을 제대로 맺기도 전에, 몸이 비누처럼 거대하게 부풀었다가 역겨운 소리를 내며 터집니다. 김이 오르는 내장과 체액이 바닥으로 흘러나옵니다.* (룰북 인용) 이성 판정 0/1D5
이 시점에서 PC는 일시적 광기든 장기적 광기든 이성에 큰 손실을 입고 어떠한 이상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판정이 좋게 나와 광기를 피해갔더라도 이런 광경을 목격한 사람이 침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장기 광기 상태가 되었다면 좋고, 그렇지 않았더라도 공포에 질린 PC라면 자연스럽게 졸도시킬 수 있겠죠. 충격을 받았으나 성격상 기절까지는 이르지 않을 PC라면 그냥 호쾌하게 뒤통수를 때려 주세요. 크리스틴 밀러입니다.
눈앞이 새까매집니다. 그 지시문을 읽은 것처럼.
무대 암전된다.
PC가 기절한 동안, 크리스틴 밀러는 그를 3층 소품실로 끌고 가 가둡니다. 사실 크리스틴과 KPC는 내일 첫 공연이 있기 전까지는 PC를 크게 건드릴 생각이 없었지만, ‘하스투르의 노래’에 당한 앙상블 NPC를 PC가 본의 아니게 너무 빨리 목격하고 말았네요. 귀찮아지는 것을 피하려는 목적입니다.
6. 인터미션
머리가 빳빳하게 아픕니다. 뇌가 곤죽이 된 것 같습니다.
검고 추한 늪에 빠졌다 강제로 건져올려지듯이 PC는 불현듯 의식을 차립니다. 심한 두통이 당신을 괴롭힙니다.
우선 PC는 손은 등 뒤로, 발은 하나로 모아 묶인 채 먼지투성이 매트리스 위에 모로 누워 있습니다. 입에는 소리를 지를 수 없도록 재갈이 물렸고요. 깊은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멍합니다. 주변을 둘러본다면 내부가 희미하게 눈에 들어옵니다. 스탠드 등으로 어둡지만 식별은 가능할 만큼 조도를 준 이곳은 어떤 방 안 같습니다. 철제 캐비닛이나 선반 등이 어릿하게 보이고, 낡은 소품들이 굴러다닙니다. 마치 소품실 같은 모습인데요……. 얼마나 기절해 있었던 걸까요? 그리고 왜 묶인 거죠? 이성 판정 0/1
그때 갑작스레 문이 열립니다. 문 틈새로 환한 복도가 보입니다. 찌르는 것 같은 불빛에 자연스레 눈을 찡그리게 됩니다. 누군가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는 문을 닫고, 당신에게 다가와서,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일어났네요?” 아, 모르는 사람이 아니에요…….
NPC 크리스틴 밀러
근력 60 / 건강 70 / 크기 55 / 민첩 60 / 외모 70 / 교육 70 / 지능 80 / 정신력 80 / 현재 이성 20
근접전(격투) 50 / 말재주 70 / 위협 60 / 크툴루 신화 20 / 예술(작문) 80
크리스틴은 ‘소리를 지르지 않고 고분고분 굴겠다면 재갈을 풀어 주겠다’고 협박한 후 재갈을 풀어 줍니다. 만일 여기서 재갈이 풀리자마자 PC가 소리를 지르며 구원 요청을 하거나 다짜고짜 전투를 시도하는 등 돌발행동을 할 경우 크리스틴은 PC에게 격통 주문(p.244)을 사용합니다(단 ‘효과가 지속되는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대목은 1D6라운드 동안 패널티 주사위 1개를 추가 부여하는 것으로 변경합니다) 정신력 대항에서 패하면 주문에 당합니다.
PC가 얌전히 협박에 따랐든, 소리를 질렀다가 주문에 당했든, 최소한 서로 대화는 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해 주세요. PC는 범행 동기에 대해 묻거나 이 상황에 대한 황당함을 표현할 것입니다. 크리스틴은 이미 상황상 우위를 점했다고 여기기에 몇몇 부분은 내키는 대로 대답해 주기도 합니다. 크리스틴이 이 시점에서 주는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술술 읽듯이 풀어 버리는 연출이 되지 않도록 유의해 주세요. 어디까지나 PC가 물으면 크리스틴이 대답하는 것입니다.
- 자신과 KPC가 연관이 있다는 정보(KPC는 이 세계에 현신한 신의 재림이라는 식으로, 비상식적이고 광기 어린 찬양을 반복해 주세요).
- PC는 하루 정도 기절해 있었다. 오늘은 첫 공연 당일로, 무대 개막까지 두 시간 정도 남았다. 얌전히 군다면 최소한 잠시 후 공연에는 내보내 줄 테니, 그때까지만이라도 살아 있고 싶다면 여기서 조용히 있어라.
- 앙상블 NPC는 자신이 그렇게 만든 게 맞다.
크리스틴은 PC의 손을 묶은 끈을 점검한 후 소품실에서 나갑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네요. ‘얌전히 군다면 최소한 잠시 후 공연에는 내보내 주겠다’라……. ‘그때까지만이라도 살아 있고 싶다면 여기서 조용히 있어라…….’ 그렇다면, 공연이 시작된 후엔 어떻게 하겠다는 거죠?
선뜩한 공포가 목덜미를 훑습니다. 뭔지 몰라도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게 분명합니다. 일단 여기서 탈출해야 하지 않을까요? 묶인 손부터 풀어야겠습니다. 손이 풀리기 전까지 PC는 모든 판정에서 패널티 주사위 1개를 부여받습니다!
여기서부터 현실 시간으로 타임 어택 20분을 잽니다(수호자 재량으로 변경 가능). PC에게 타임 어택 사실을 고지해 주세요. 시나리오 내 시간으로는 90분 가량에 해당하므로, 현실 시각을 재는 대신 1라운드당 10분 시간 소모 등으로 처리해도 좋습니다. 현실의 25분 혹은 시나리오 내 90분이 지나면 크리스틴이 돌아옵니다. 돌아오기 전까지 소품실을 뒤져 일어나는 일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주문 습득을 완료해야 합니다.
다행히 손발이 케이블 타이 같은, 어지간한 도구로는 풀 수 없는 것으로 묶인 건 아닙니다. 그냥 노끈 같은 재질이네요. 설득력 있는 어떤 판정과 선언도 시도할 수 있습니다. 소품실을 뒤져 날카로운 도구를 찾아 손놀림 판정을 통해 끊어낸다거나, 근력 판정으로 힘을 줘 본다거나……. 다만 한 번에 끈을 풀 수는 없고, 최소한 두 번의 성공이 필요합니다. 2회 성공할 때까지 시도와 선언을 반복해 주세요.
결박에서 풀려나는 데에 성공한다면 소품실 내부를 둘러볼 수 있습니다.
소품실 내부 조사 파트에서 기울기 *표 부분은 모두 룰북 인용입니다.
◆ 문
당연하지만 밖에서 잠겼습니다. 비밀번호 키를 눌러 해제하는 방식인데, 번호키 장치 자체에 전원이 들어와 있지 않습니다. 건전지가 빠진 채 잠겨 있어 당장은 어떻게 해도 열기가 어려워 보입니다.
◆ 고풍스러운 서랍
유독 먼지 하나 없이 잘 관리된, 6칸짜리 앤티크 서랍입니다. 칸은 첫째 칸을 제외하고는 전부 잠겨 있습니다.
손놀림, 근력, 열쇠공 등 다양한 판정을 통해 서랍을 열어 볼 수 있습니다. 칸을 하나 열어 볼 때마다 모두 판정이 필요합니다.
(1) 첫째 칸 : 깎은 돌 모형 9개를 아크릴 판 위에 V자를 그리는 모양으로 붙여 놓은 미니어처 같은 물건이 들어 있습니다. 이게 뭘까요?
(2) 둘째 칸 : 낡은 책 두 권이 들었습니다. 두 권 모두 열람시 크툴루 신화 기능치 변화/이성 손실이 있음을 고지해 주세요.
- 낡은 책 A : <알 아지프 — 아랍의 책> (반역본) 이성 손실 1D5, 크툴루 신화 +2/+5
p.225 ‘다른 버전들’ 단락에 실린 네크로노미콘을 현대에 불완전하게 번역한, 말하자면 사본의 사본입니다. 아래 정보를 기본으로 하여, PC의 상황 파악에 필요할 것 같은 정보가 있다면 룰북 내용을 추가해 알려 주세요.
[노란 옷의 왕, 이름을 결코 말해서는 안 될 존재, 형언할 수 없는 하스투르라고 불리는 그것, 발코니에서 기품 있는 모습으로 서 있다. 얼굴은 없고, 키는 사람의 두 배다. 찬란한 색의 넝마 로브 아래에 뾰족한 신발을 신고 있다. 후드의 뾰족한 끝에서는 비단으로 된 끈들이 늘어진 것처럼 보인다... 때로는 날개가, 때로는 후광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왕은 종종 창백한 가면 뒤에 이상한 얼굴 촉수를 숨기고 있다가 숭배자들에게 입맞춤을 한다.* 이 극적인 존재, 충격적이고 소름 끼치는 외계신은 그러나 아름답다. 지극히 예술적이고 때론 우아하며 눈이 마주친 자 모두를, 극본과 현실-이성과 욕망-연기와 실재 사이 그어 둔 선 너머로 데려가 버리고 마는 것이다…….]
[카르코사, 그 미친 숭배자들의 고향. 수십 광년을 넘어 가닿는 알데바란. 신비로운 할리 호수, 황색의 징표.*]
[황색의 징표는 하스투르 교단의 숭배 표시이며, 악의와 광기를 자극한다. 이 효과는 무의식에 작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 징표는 돌고, 은은하게 빛나고, 꿈틀거리면서 보는 사람에게 손을 뻗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를 불러내려면 부피가 1입방미터 이상인 깎은 돌 아홉 개를 V자형으로 배열한 장소가 필요하다. 이 주문은 황소자리 알파성 알데바란이 떠 있는 맑은 날에만 시전할 수 있다. ‘비야키’, 형언할 수 없는 하스투르를 섬기는 이 우주의 종족을 참가시키면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은과 운철 합금으로 만든 호각은* 술자가 몸에 지니고 있을 경우, 비야키 소환이나 하스투르의 힘을 빌려 거는 모든 주문 시전에 특히 유용히 기능한다.]
여기까지 읽고 나면 책 사이에서 누군가 휘갈겨 쓴 메모가 떨어집니다.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왕의 통곡, 하스투르의 노래
술자가 자신의 마력을 지불하면서 신음하는 듯한 소름 끼치는 비명을 지르면 대상의 몸에 울퉁불퉁한 물집이 잔뜩 생긴다. 술자가 하스투르를 섬기는 예술가라면 비명은 아름다운 노래나 악곡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술자는 대상을 볼 수 있어야 한다. 이 주문은 알데바란이 보이는 밤중에만 작동한다. 시간이 지날 때마다 대상의 내부 장기가 서서히 파열되고, 곧이어 사망에 이르면 몸이 부풀었다가 역겹게 터지며 김이 오르는 내장과 체액이 바닥으로 흘러나온다.
이 노래로는 다른 술자가 거는 하스투르의 노래를 막을 수도 있다. 방어로 거는 데 성공하면 두 주문이 상쇄된다.*
- 낡은 책 B : <노란 옷의 왕>
p.227 영역본 그대로입니다. 읽어보겠다는 확실한 선언이 있다면, 룰북에 따라 묘사 및 이성 판정해 주세요.
두 책을 모두 읽고 광기 상태가 찾아온다면 PC가 로스트되거나 미칠 확률이 수직상승합니다. 수호자 재량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하거나 PL과 잘 협의해 보세요.
(3) 셋째 칸 : 은색 호각(p.247 마법의 호각)이 들어 있습니다. 반드시 챙기도록 해 주세요! 이 시나리오 내에서 ‘마법의 호각’은 ‘하스투르’와 관련 있는 모든 주문의 시전을 돕고 마력을 대신 지불하는 아티팩트로 기능합니다. 신화적 지식에는 문외한인 PC라도 호각을 몸에 지닌 채 시도하면 간단히 읽은 주문을 실행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4) 넷째 칸 : 별다른 건 없습니다.
제한 시간이 끝나기 전 단서를 모두 획득하고 파악한 시점, 혹은 제한 시간이 끝난 시점에 크리스틴 밀러가 내부로 들이닥칩니다. 손발을 자유롭게 풀고 움직이는 중인 PC를 발견한다면 곧바로 달려들어 제압하려 합니다. 크리스틴과의 근력 대항이 발생하며, 대항에 돌입하기 전 ‘공연만 시작되면 KPC가 뜻을 이루고 관객들에게 그분의 뜻을 전할 것이다. 방해하지 말라’, ‘KPC의 목표는 관객들에게 주문을 걸고 공연 <노란 옷의 왕>을 무대에 올려 세상에 공포의 예술을 퍼뜨리는 것’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언질을 해 주세요.
PC가 승리하였을 경우에는 지금 당장 무대로 달려가 KPC를 막아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시켜 주시고, 민첩 판정 등을 통해 백스테이지로 빠르게 내려갈 수 있도록 해 주세요. PC가 패배했다면 크리스틴이 다시 PC를 결박하여 무대 뒤편까지 끌고 내려갑니다. 누가 쓰러졌든, 첫 공연 개막까지는 20분도 채 남지 않은 상태입니다.
7. 프레스콜
막이 오르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순간, 백스테이지는 응당 미친 듯이 분주해야 옳습니다. 그러나 무대 뒤편은 소름이 끼치도록 고요하고, 무대 장치나 소품을 들고 뛰어다녀야 하는 스태프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심지어 다른 조연 배우들마저 자취를 감췄습니다. 단지 커튼 뒤에 선, 저…….
아주 이성적이고 차분하기에 실성의 증거가 되는 태도로 서 있는 사람. 저 서늘한 침착함이야말로 광기의 가장 확실한 증상이 아닙니까? 마치 태어난 순간부터 돌아 있었고 이 순간 그것을 거침없이 인정했다는 것처럼, 그 사실이 견딜 수 없이 즐겁다는 것처럼.
커튼의 유무가 극을 결정하는 것이라면, 이 백스테이지는 거꾸로 된 또 하나의 무대일지도 모릅니다. 문득 KPC가 뒤를 돌아봅니다. 크리스틴에게 끌려 온, 혹은 제 발로 여기까지 달려온 PC를 내려다봅니다. 아주 잠깐의 일인극이 시작될 순간입니다.
이제부터 ORPG 환경의 출력 기능 활용을 적극 권장합니다. 아래 내용을 극본-소설을 섞은 듯한 형식으로 출력해 주세요. PC가 끼어들 틈이 없도록, 방백극을 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게 전달해 주세요. 내부 서술은 KPC의 백스토리 및 개별 진상에 따라 변환해 주세요. 일단은 기본적으로 제시한 백스토리에 따라 서술합니다. 중요한 것은, 아래의 일인극이 KPC의 악행을 정당화하는 인상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인과를 설명하는 내용이지 동정을 유발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겨울로 접어드는 날, 낙엽이 진눈깨비와 함께 으스러진다. 학생들, 코트 깃을 세우고 지나간다.
KPC
(중얼거리며) 죽기엔 괜찮은 날씨군.
해일 같은 해방감
마치 소풍 가는 날 같아
(책을 펼치며) “찬란히 빛나다 삭풍으로 사라지는 단계의 항성을 우리는 백색왜성이라고 부른다.” …라.
KPC, 왼편으로 천천히 걷는다. 배역 ‘거트루드 브루스터’에 깊이 이입해 있다. 무도회에서 춤을 추는 듯한 몸짓, 가상의 연인을 바라보며 애절하게 눈물 짓는 표정 등이 이어진다.
KPC
거트루드 브루스터! 맞아, 내가 해낼 거야. 저 관객들! 뇌리에 새기는 거야. 빛나는 재능을 남기는 거야!
정신병 같은 흥분에 사로잡힌 그가 입을 연다. 성량을 끌어올리고 호흡을 뒤로 당긴다. 목이 까끌까끌하게 아프다. 두통이 밀려오는 것 같다. KPC가 눈을 찡그린다. 트레이너 선생 나레이션.
보컬 트레이너
좋은 두성은 뒤통수에서 울려야 한다. ‘머리를 연다’는 감각을 느껴!
KPC
머리를… 연다.
장소 바뀌면 병원, 결벽적으로 깨끗하게 관리된 1인실. 조명 밝아진다. 어린 KPC, 침대 위에 앉아 창밖을 보고 있다. 뒤쪽 높은 단은 복도로 연출, 간호사들과 휠체어 탄 환자들이 돌아다닌다. 긴장감 섞인 음악이 흐르면 무대 왼쪽, 스포트라이트 아래 등장한 의사와 수간호사, 부모의 대화.
의사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확률은 30퍼센트 정도로…….
아버지
치료비는 얼마든지 댈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선생님!
어머니
가능성이 있기는 하다는 거죠? 그렇죠?
의사, 석연찮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단 위로 간호사들과 환자들, 신문 기사나 TV, 스마트폰 등을 보며 바쁘게 오간다. KPC, 흥미 없다는 듯 이불 덮어썼다 벌떡 일어난다. 창문 열고 몸 내밀면 햇살이 밝다.
KPC
찬란한 가을 상쾌한 바람
걱정 고민 없는 사람들
놀라움 가득한 발견 창밖 놀이공원
다 장난 같아
태어날 때부터 병실 신세
아무 의미 없는 세상
어머니
우리 아일 살려줘요
의사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아버지
우리 아일 살려줘요
수간호사
모든 시도를 해보겠습니다
아버지
가여운 내 아이, 이제 다섯 살
네 소식을 들은 날부터
축구화, 농구화를 준비했지
주말마다 운동장 나가려 했어
어머니
가여운 내 아이, 이제 다섯 살
네 소식을 들은 날부터
동화책, 스케치북 준비했지
원하는 건 뭐든 들어주려 했어
다함께
가엾은 아이, 이제 다섯 살
태어날 때부터 병실 신세
시한부 2년, 이번엔 얼마나 버틸까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세상
침대 돌려 방향 바꾼다. 배경, 밤으로 전환. 장면 바뀌면 다시 병원, 이번에는 병실 안에 의사, 간호사, 어머니, 아버지, 모두 모여 KPC가 듣지 못하도록 속삭이며 대화한다. KPC 13세.
의사
신약이 효과를 보이고는 있습니다만, 예후를 긍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어머니
효과가 있는 거죠? 그럼 잘 될 거예요. 그렇지, KPC? 괜찮을 거란다.
아버지, 의사에게 눈짓한다. 의사는 상냥하게 웃으며 말을 건다.
의사
KPC, 많이 좋아지고 있지? 괜찮을 거란다. 그래, 이번 방학엔 어딜 갈까?부모님과 놀러간지도 오래되었지? 조금만 잘 참으면 겨울엔 여행도 갈 수 있을 거란다. 함께 고민해 볼까?
KPC는 대답 없이 반대편으로 돌아눕는다. 씁쓸하게 미소짓는 의사와 어머니, 아버지의 대화 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병실 세트의 조명이 조금 어두워지면 무대 중앙으로 KPC(성인) 등장한다. 마치 남의 삶을 인용하여 읊듯, 책을 닫지 않은 채 독백한다.
KPC의 이름
“급류처럼 몰아치던 악질적인 징조들을 그는 이상하리만치 오래 버텼다. 주목받기도 전에 절명할 거면서. 경력을 쌓아 더 넓은 무대로 나가기도 전에 어린 나이로 생을 마감할 거면서. 이윽고 몇 년이 흐르면 소질 있고 능력 좋았지만 아깝게 요절한 배우 정도나 되는 동정 속에 가라앉아 마침내 사라질 텐데도.
모든 것이 지겹다. 일생 유일하게 찾아낸 흥밋거리마저 마음대로 몰입하게 두지 않는 몸. 악마가 내려준 재능, 악랄하고 표독스러운 언어로 천사의 노래를 부르는 이 모순된 소질. 보석 같은 무대의상, 낡고 변색된 그의 인생. 악취나는 분비물을 빨아먹고 자라난 독꽃 같은 재능. 차라리 하필 이 방향으로 천재성을 보이지 않았다면 뭔가 달랐을까. 일생이 파도 없이 그저 잔잔하기만 했다면, 어느새 몽돌이 된 해안가의 암벽처럼 그도 어느 순간부터엔가는 둥그레질 수 있었을까.”
머리 열고, 호흡 깊이 들이키고, 템포는 빠르게. 좋아!
안타까움 속에서 일찍 진 예술가는 역사에 남는다.
나를 기억해. 곧 닥칠 겨울, 이토록 아름다운 세상에서
무수한 소질과 고운 얼굴 뒤로
불결한 병을 감춘 천재 배우.나
를
기
억
해
줘
.
KPC의 청아한 고음으로 방백 끝나고 급류처럼 쏟아지는 고요.
마지막 RP 구간이 이어집니다. KPC와 PC의 관계에 맞게, 이 상황에 교환할 법한 대화를 해 주세요. 진상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어도 좋고, 그저 악인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내도 됩니다.
만족할 만큼 RP하고 나면 개막 카운트다운입니다. 커튼 너머 관객들이 기대감에 차 웅성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10초 후, 9초 후, 막이, 6초 후, 오를 것입, 4초 후, 니다.
3.
2.
1.
침묵한 청중 앞에 막이 오릅니다.
무대 중앙에 선 KPC,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그가 입을 엽니다. 연주되는 악곡은,
KPC
어쩌면 사람은 누구나
낭만도 꿈도 없이 태어나
바란 적 없는 것을 원하게 될까
날 봐 브리스톨을 떠나 뉴욕으로
아버지를 떠나 이 삭막한 도시로
복수 위한 삶 원한 적 없는데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으로 리프라이즈. 저 곡을 혼자 전부 부르도록 두어선 안 된다고! PC, <즐거운 오후>의 주인공은 두 사람입니다. 이대로 둘 건가요? KPC 혼자 무대를 시작하고 끝마치도록 두고 볼 건가요?
가능한 힌트 없이 온전한 PC의 선택에 맡기도록 해 주세요. PC가 자연스럽게 바로 ‘그래 사람은 누구나 지은 적 없는 이름을 받아…’를 부르기 시작한다면 멋진 연출이 될 것입니다. PC가 노래를 시작했을 때 크리스틴에게 결박당한 상태라면 그가 PC의 입을 막고자 할 것이므로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다시 근력 대항이 필요합니다. PC가 자유롭다면 그는 원하는 대로 즉시 무대 위에 오를 수 있습니다. PC의 ‘노래를 부른다’는 선언이 있다면 그가 스스로 아래 가사를 노래하도록 지켜봐 주세요.
PC
그래 사람은 누구나
지은 적 없는 이름을 받아
정하지 않은 그림자 아래 살잖아
날 봐 드넓은 저 땅 화려한 저택 불빛
나는 알렉스 헤링턴, 대부호의 상속자
검은 돈 모르고 누리며 살았네
모든 것이 헛되구나
PC가 주문에 대항하고자 하는 것을 알아차린 KPC는 숨겨 두었던 나이프를 꺼냅니다. 두 사람은 마치 서부극의 한 장면을 재현하듯 무대에서 대치하며 빙글빙글 돌게 됩니다. 관객석은 당황하는 반응 반, 흥미로워하는 표정 반입니다. 재연 구성이 많이 변경되었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니까요. 숨죽인 집중 속에서, 두 사람의 전투에 돌입합니다. 먼저 상대방의 체력을 절반 깎는 쪽이 승리합니다. 전투 장면도 뮤지컬적으로 연출해 주시면 좋습니다. 중간중간 서로 노래를 주고받게 해 준다면 더 멋진 장면이 나올 것입니다.
기본적인 파트 분배는 아래와 같지만, 반드시 그대로 부를 필요 없습니다. PC의 성향에 따라 KPC의 가사 중 대신 불러 주고 싶은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빼앗아 부른다는 감각으로 목소리를 덮어 버릴지도 모르죠.
KPC
우린 떠날 거야
PC
그래 떠날지도 몰라
KPC
자유로이 날 거야
PC
어쩌면 오래도록
KPC
빛날 필요 없어, 주인공? 원치 않아 (원했어)
누가 우리를 알지?
누가 우릴 운명의 가장자리에 버려 두었을까?
자 항해는 남십자성을 따라
거친 바다로 지금 떠날 거야
누가 우리를 알지?
누가 키를 대신 잡지?
용서도 증오도 함께 택했어
우릴 기다려, 함께 정했어!
소용돌이를 넘어 새 땅으로 간다
무대 암전된다.
엔딩 분기
(1) 크리스틴이 돌아오기 전에 조사를 완료하고 주문을 습득, 마법의 호각을 지닌 채 무대에 도착, ‘하스투르의 노래’에 대항하고자 ‘새로운 세상으로 (Reprise)’를 함께 불러 주문을 상쇄하고, KPC와의 전투에서 이겼다.
무대 위로 나이프가 달캉 소리를 내며 떨어집니다.
KPC와 크리스틴의 음모는 좌절되었고, 현장 스태프들 중 몇몇이 갇힌 배우들을 구해냅니다. 당일 공연은 결국 중단되고, 크리스틴은 혐의가 발각되어 도주합니다. KPC와 PC만이 무대 위에 서 있습니다. 이후로는 RP를 통해 자유롭게 결정해 주세요. PC가 KPC를 고발하든, 모른 척 살아가거나 데리고 도망치든, 그를 설득하든 자유입니다.
보상 이성 +1D5, 크툴루 신화 +1D3
(2) 크리스틴이 돌아오기 전에 조사를 완료하고 주문을 습득, 마법의 호각을 지닌 채 무대에 도착, ‘하스투르의 노래’에 대항하고자 ‘새로운 세상으로 (Reprise)’를 함께 불러 주문을 상쇄했지만, KPC와의 전투에서 졌다.
다행히 관객들이 모조리 몰살되는 사태는 간신히 피할 수 있었지만, KPC의 칼날이 PC에게로 향합니다. 목적한 바를 모두 달성할 수 없다면 일부라도 이루어야 할 것입니다. 복부를 꿰뚫는 나이프를 느끼며 PC는 무대 위에서 눈을 감습니다. 인간의 상식으로는 다,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하지요, 예술가인 것은 분명 그도 같은데…….
PC 로스트?
(수호자 재량에 따라 처리해 주세요. 칼에 찔렸지만 살아날 수도 있고, KPC가 PC에게 품은 감정에 따라 치명상을 입히지 않았을 수도 있잖아요?)
(3) 크리스틴이 돌아오기 전에 ‘하스투르의 노래’에 대항할 주문, 마법의 호각 중 1개라도 습득하지 못했거나, ‘하스투르의 노래’에 맞서서 ‘새로운 세상으로 (Reprise)’를 받아 불러 주문을 상쇄시킨다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PC가, ‘하스투르의 노래’ 주문에 당해 끔찍한 몰골로 변해 가는 것이 모든 관객들 앞에 생생히 보여집니다. 황색의 징표가 높이 걸리고 미친 자들의 신음이 세상을 덮습니다. 아비규환이 된 객석에서 홀린 이들이 일어나 새로운 기준의 아름다움을 향해 경배합니다. 첫 공연을 시작으로 숭배자들의 돌아 버린 미학이 저변을 넓힙니다…….
PC 로스트
후기
뮤지컬을 좋아하고, 관극 경험도 그럭저럭 있습니다만 업계인이 아니기 때문에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써 두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냥… 고증 못 살린 의학 드라마처럼 봐 주세요…….
좋은 기회가 와서 앤솔로지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제안해 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예술과 뮤지컬에 대한 소재, 그리고 하스투르 이야기는 언제고 꼭 해 보고 싶었던 것인데 이렇게 만들게 되어 속이 시원합니다. KPC가 악인이 아니어서는 성립하지 않는 시나리오를 적어 본 것도 처음입니다. 여러 모로 기억에 남는 시나리오가 될 것 같아요.
재미있게 플레이해 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부족한 부분은 여러분이 채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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