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바카데로에서 낭만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요?

scenario

2021. 2. 10. 20:30

크툴루의 부름 7판 동인 시나리오

헤르츠 (@919MHz)

 

시나리오 후기, 플레이 타임 수집 폼 : https://forms.gle/Gzh6oxw84dBqpPZE9

 


말해 봐요, 하늘과 바다가 파란 까닭에 대해 좀 비과학적이고 더 낭만적인 설명을 곁들여 보라고요. 우리가 서로 바라볼 때에 그 빛깔이 푸르게 여울지는 이유가 고작해야 빛의 파장 때문이라고요? 그럴 리가. 한 단어로 설명하는 방법을 당신도 나도 알잖아요!

 

 

 

 

개요 


습한 공기가 기분 좋게 뺨을 간지럽히고, 축복 같은 더위는 가장 온건하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자신을 증거하며 남쪽으로 흘러 가는 한여름이었습니다. 
이 찬란한 여름을 맞아 KPC와 PC는 샌디에고에서 출발하여 캘리포니아 해안도로를 따라 샌프란시스코까지 2박 3일간 여정을 떠나는 드라이빙 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체인 '이스터 호텔'의 <썸머 특별 패키지- 캘리포니아 해안을 전부 가져보세요!> 패키지로 숙박 걱정도 한 번에 해결했죠. 

이 패키지는 단 한 번의 결제로 일주일 동안 캘리포니아 내의 이스터 호텔 체인으로 등록된 숙박업소라면 호텔, 펜션, Inn 등을 가리지 않고 모두 이용할 수 있는(단, 방문한 지점에 잔여 객실이 없다면 이용 불가능) 대단히 편리한 패키지입니다. 캘리포니아 해안도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예산이 넉넉한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1순위로 고려하는 상품이지요. 심지어 이 패키지는 렌트카까지 대여해 주는 환상적인 상품이란 말이죠! 샌디에고 지점에서 렌트카를 픽업했다면, 샌프란시스코 지점에서 차를 반납하더라도 편도비를 받지 않는 편리한 시스템을 갖췄다구요. 두 사람은 이 패키지를 이용하며 샌디에고부터 샌프란시스코까지, 마음 닿는 대로 드라이브하다 가까운 이스터 체인 숙소라면 어디든지 들어가 숙박하고 다시 출발하는 자유로운 여정을 이어 나갈 것입니다. 

목적지인 샌프란시스코의 엠바카데로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동쪽, 해안가를 따라 자리잡은 도로와 주변 지역을 이르는 지명입니다. 도회적인 금융-쇼핑가와 낭만적인 해안 야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로 유명하지요. 특히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를 연결하는 유명한 현수교 '베이 브릿지'가 바로 여기 있는데, 이곳의 야경이 정말 장관입니다. 커플끼리의 여행이라면 베이 브릿지 아래에 즐비한 레스토랑이나 야경 스팟에서 청혼하거나 평생을 약속해도 아주 낭만적일 거예요. 이스터 호텔 엠바카데로 지점에서 마지막 숙박을 하고 나면 여행이 마무리될 것입니다. 

분명 계획은 완벽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 차, 우리를 계속 쫓아오고 있지 않나요? 
그리고 대체 숙박하는 곳마다 말을 거는 '우연히 만난 여행객'들은 또 왜 이렇게 많은 거죠? 

 

 

 

 

공지


주요 소재/키워드 : 로맨틱 코미디, 캘리포니아 드라이빙 여행, 가벼운 액션, RP 중심
인원 : KPC 1인 & PC 1인
추천 관계 : 같이 여행만 갈 수 있다면 상관없음, 친구끼리 갔다가 청혼 받을 수 있음, 연인끼리 갔다가 예정에 없던 신혼여행 할 수 있음
배경 : 미국 캘리포니아
플레이 시간 : 4~8시간 (RP량에 따라 아주 달라짐)
플레이 난이도 : ★☆☆☆☆
키퍼링 난이도 : ★☆☆☆☆
전투 가능성 : O
광기 가능성 : X
추천기능 : 운전(필수),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져도 정신을 똑바로 차릴 수 있는 능력

✔ 전작 <베데스다의 심장을 쏴라>와 연계되는 시나리오이지만, 세계관 배경 설정만을 공유할 뿐 독립된 시나리오입니다.
✔ 이 시국에 함께 랜선으로나마 캘리포니아 여행을 하고자 쓴 시나리오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이벤트가 RP만을 위해 제공됩니다. 전투 볼륨이 짧고, 난이도는 아주 쉬우며, 대부분의 정보값이 자연스럽게 그냥 주어집니다. 엔딩 역시 하나로 고정되어 있습니다. 감안하고 플레이해 주세요.
✔ 시나리오 내에 삽입된 이미지는 시나리오 플레이 중 모두 자유롭게 이용하셔도 무관합니다!

 

 

www.melon.com/mymusic/playlist/mymusicplaylist_list.htm?memberKey=56533700
테스트 플레이 당시 사용했던 플레이리스트를 추가해 둡니다.

멜론 플레이리스트로, 로맨틱/드라이빙/케이팝 3가지 카테고리가 있습니다!


 

 

 

 

 

 

 

 

 

 


아래로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시나리오 본문이 시작됩니다.

 

 

 

 

 

 

 

 

 

 

 

 

 

 

 

 

 

진상


위대한 크툴루를 섬기는 교단은 아주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미국에서 암약 중인 교단 를리에의 재림, 대외적 이름 <니모파>일 것입니다. 가톨릭 성인인 성 제로니모의 다양한 저서를 연구하여 특이한 교리를 세운 종파라는 점잖은 설명이 대외적인 이미지입니다만, 사실 이 ‘니모’는 ‘포인트 니모’, 다시 말해 위대한 크툴루께서 잠들어 계신다고 전해지는 태평양의 깊은 심해를 이르는 말입니다.


<를리에의 재림>은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둥지를 틀고 군집 중인, 동시에 위대한 크툴루를 섬기는(미고는 니알라토텝과 슈브 니구라스를 함께 숭배하지만, 어쩌면 그 외의 신을 섬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p.290) 미고들과 결탁하여 캘리포니아 일대를 집어 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교단이 벌이는 다양한 술수와 음모를 위해 미고들의 지식을 필요로 하고, 미고들은 실험 재료로 쓸 인간을 쉽게 구하기 위해 교단과 약간의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를리에의 재림> 사제들은 개신교 종파를 가장하여 미국 전역에 다양한 단체와 교회, 재단, 기업, 학교를 세워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를리에의 재림>을 먹여살리는 가장 비옥한 돈줄은 교단 재단 산하의,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 체인 ‘The Easter’입니다(당연하지만 부활절이 아니라 이스터 섬입니다). 세계 어딜 가든 호화로운 5성 시설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쌓은 이스터 호텔은 자금줄로도 유용하지만, 이스터 호텔 계열사에서 숙박하는 숙박객을 납치하여 미고의 실험체로 바치는 용도로도 아주 쓸모가 있었습니다.


KPC로서는 세계 단위로 유명한 호텔 체인의 숙박 패키지에 무슨 문제가 있으리라고 예상하진 못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편리한 패키지를 구매하고 맙니다. 계열사 할인이 적용되는 신용카드가 있었을지도 모르고, 숙박권에 당첨되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PC와 함께 합리적으로 결정했을지도 모르죠! 누가 수상하다고 생각했겠어요?

문제는 바로 이 렌트카였습니다!
이계신을 숭배하는 사교도 교단이 있다면 당연히 교단의 횡포를 막으려는 기관도 있겠지요? 세계 정재계에까지 손을 뻗친 교단을 막고자 다양한 작전을 수행 중인 국가 첩보 기관이 있습니다. 이름이 OCSS라거나, 언제 세워졌다거나, 그런 것은 당장은 중요하지 않아요! 우린 그저 아무것도 모른 채 캘리포니아를 여행하러 왔을 뿐이잖아요?


하지만 이 기관이 '므나르의 별돌(p.269)'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은 알아둘 필요가 있어요. 위대한 옛 것들의 부하들에게서 소지자를 지켜 주는 이 유물이 기관의 소유라는 사실은 <를리에의 재림>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몇 주 전 <를리에의 재림> 캘리포니아 지부는 비밀스러운 작전을 통해 '별돌'을 훔쳐내는 데에 성공했고, 기관은 이를 갈며 별돌을 되찾고자 첩보망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터 호텔 캘리포니아 샌디에고 지점에서 말도 안 되는 실수를 벌이고 맙니다. 별돌을 샌디에고 지점에서 교단의 비밀 금고로 옮기기 위해 차에 실어 두었는데, 혼선이 발생해 별돌을 보관해 둔 차량을 KPC에게 대여해 줘 버린 것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KPC와 PC는 즐겁게 드라이빙을 떠나고, 그들이 출발한 후에야 이 사실을 알게 된 이스터 호텔 샌디에고는 발칵 뒤집힙니다. 한편 내부 첩자를 통해 소식을 전해 들은 기관에서는 이것을 기회로 삼아 별돌을 되찾으려고 합니다! 교단에게 잘못 걸렸으니 KPC와 PC의 안전도 위험할 겁니다. 기관은 요원들을 급파하여 KPC와 PC를 돕고자 나섰고, 교단 역시 두 사람을 쫓습니다. 

얼떨결에 별돌을 가졌기에 그것의 보호를 받는(하지만 그 사실을 전혀 모르는) KPC와 PC는 어지간한 '신화적' 수단으로는 붙잡을 수 없습니다. 위대한 그분의 숭배자이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육탄 추격으로만 두 사람을 뒤쫓을 수 있게 된 교단은 다양한 '일반적' 수단을 사용해 차량과 별돌을 돌려받으려 합니다. 비밀 유지 임무가 있는 기관으로서도 드러내 놓고 사정을 설명할 수는 없으니 일반인을 가장하여 가능한 KPC와 PC를 보호하고 별돌을 회수하고자 노력합니다. 얼떨결에 거대한 두 세력의 틈바구니 사이에 낀,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여행객들. 과연 기대했던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을까요?



 

 

 

 

 

1일 : 샌디에고 출발


▷ 오전 10:00, 호텔 이스터 샌디에고 1204호실


“일어나, PC!”

잠에 취했던 정신이 서서히 깨어납니다. PC, 눈을 떠 볼래요?

습한 공기가 기분 좋게 뺨을 간지럽히고, 축복 같은 더위는 가장 온건하고 부드러운 방식으로 자신을 증거하며 남쪽으로 흘러 가는 한여름입니다. 관능적이기까지 한 태양이 소다수처럼 눈앞으로 부스러지는 이곳은 축제와 해양 스포츠의 도시 샌디에고.
어제 밤비행기로 이곳에 도착한 두 사람은 공항 근처의 호텔 이스터 샌디에고에서 하루 묵고, 오늘 오전부터 캘리포니아 드라이빙 여행 일정을 시작하기로 했었죠. 

적당히 일어나서 브런치를 먹고, 여행을 시작하기 전 준비 RP를 진행해주세요. 만족할 만큼 RP하고 나면 이제 체크아웃을 하고, 이스터 체인의 연계 렌터카 서비스를 이용하면 돼요. 역시 참 편리한 패키지예요, 그렇죠? 두 사람은 캐리어를 챙겨서 호텔 로비로 나섭니다.


 


▷ 오전 11:00, 호텔 이스터 샌디에고 로비


호텔 로비에서 체크아웃을 할 수 있습니다! 프론트에 카드키를 건네 줍시다. 대략 이런 대화면 되겠네요.

KPC : 렌트 서비스 신청했는데요. 
프론트 직원 : 확인해보겠습니다. KPC 고객님, PC 고객님 맞으십니까? 운전자는 PC 고객님 앞으로만 되어 있는데, 혹시 보조 운전자 등록이 필요하십니까? 
KPC : (상황에 맞게 대답합시다. 기본적으로 이 시나리오에서 운전은 모두 PC가 담당하지만, KPC에게도 면허가 있다면 등록해도 상관없습니다.)
프론트 직원 :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잠시만 대기해 주시면 발렛 요원이 렌트 차량 준비하여 출입문 앞으로 모시겠습니다. 

 




▷ 호텔 이스터 샌디에고 출입문 앞


잠시 후, 신청한 렌터카가 미끄러지듯이 로비 출입문 앞에 멈춰 섭니다. 세상에, 포드 머스탱이잖아요! 이 섹시하게 잘 빠진 스포츠카를 타 보는 날이 정말 오네요. 올해의 신규 모델은 특히나 내부 인테리어가 완벽하게 설계된 것으로 업계의 찬사를 받았었죠.

발렛 직원이 정중히 캐리어를 트렁크에 싣고, 문을 열어 줍니다. PC가 운전석에, KPC가 조수석에 탑승합니다. 직원들의 배웅과 함께 기어를 당기고, 천천히 액셀을 밟아 볼까요? 운전 판정을 통해 시도합니다. 실패하더라도 불이익은 없고, PC의 가오가 조금 상할 뿐입니다……. 적당히 판정해 주세요.

KP 정보 이스터에서는 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대단히 일반적인 승용차를 하나 불법 복제해서 꾸며 놓았습니다. 그런데 생김새가 같은 일반 승용차를 이스터 교단이 아닌 일반 직원이 두 사람에게 렌트해줬고, 이것이 바로 므나르의 별돌이 실린 차량입니다!


차량은 흠잡을 구석 하나 없이, 기동 소음조차 내지 않은 채 부드럽게 출발합니다. 뜨거운 햇살이 머리 위로 내리쬡니다. 선글라스를 꺼내 쓴다든지, 스피커 볼륨을 높여도 좋아요. 몇 블록만 지나면 곧이어 샌디에고 프리웨이로 접어들고, 이제부턴 환상적인 드라이브 여행의 시작이에요!

 

차종을 정하는 데에 필요한 가외 지식 
북미 기준 차량 렌트비를 열심히 알아봤어요. 오픈 컨버터블 차량, 포드 머스탱 기준으로 샌디에고 공항에서 렌트하여 샌프란시스코에서 반납하는 요금이 3박 기준 옵션에 따라 대략 40-50만원 정도 나오더라고요. 시나리오에서 기본적으로 제시하는 차량을 적어도 플래그쉽 이상 세단으로 할 것이냐, 무난한 포니 컨버터블이냐를 두고 많이 고민했는데 여행지의 낭만과 현실적 예산을 절충하여 중간 가격대의 스포츠카로 정했습니다(더 고급 차종을 렌트할 수도 있지만 가격이 정말 상상초월이었어요). 제가 비슷한 차종으로 미주여행을 해본 적이 없어 적절한 선택인지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캘리포니아의 잘 정비된 1번 하이웨이를, 대도시 권역만 들러 가며 2박 3일정도 여행하는 데에는 포드 머스탱급 경량 차량이라도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머스탱은 미국 남부에서 여전히 사랑받는 차종이기도 하고요. (^^) 
만약 캐릭터가 대단히 여유롭고, ‘합리적 소비’같은 것은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정도의 부자라면 저는 페라리 캘리포니아(혹은 후속 모델인 T)를 고를 거예요. 하루 렌트비가 120만원을 호가하지만……. 이 차의 설계는 아주 낭만적이고, 우아하고, 섹시하거든요. 먼 거리를 안전하게 고속 주행할 수 있는 그랜드 투어러이고, 브랜드 컨셉부터가 캘리포니아의 환상적인 여름 도로를 마음껏 주행하자는 데에서 비롯되었지요. 





▷ 샌디에고 프리웨이, 카멜 밸리 로드 방면


샌디에고 프리웨이를 20분 정도 달리다 보면, 규모는 좁지만 완전히 해안에 면한 부속 도로 카멜 밸리 로드로 진입할 수 있는 전환로가 등장합니다. 물론 고속도로로 쭉쭉 달리면 오늘의 기착지인 LA가 아니라 샌프란시스코까지도 도착할 수 있겠지만, 우리 목적은 그게 아니잖아요! 샌디에고 프리웨이는 앞으로 적어도 한 시간 정도 거리까지는 바다와 접하지 않아요. 그러니 과감하게 좌회전으로 꺾어 보자구요! 바다를 보면서 달려야 기분이 나지 않겠어요? 운전 판정으로 시도합니다. 실패시 끼어들기를 하지 못해 다른 차가 먼저 앞질러 지나갑니다.

 

 

 


▷ 캘리포니아 해안도로


잠시 후…… 우리의 오픈카는 드디어 아름다운 태평양을 바라보며 달리기 시작합니다. 
누가 일부러 준비해 둔 것처럼 화창한 날씨, 여름은 작열하듯 타오르고 지붕을 연 채 달리는 차 위로 뜨거운 바람이 머리칼을 헝클며 지나갔습니다. 맨발로 모래사장을 밟을 때처럼 기분 좋게 따끈한 햇살이 두 사람을 간지러뜨립니다. 사랑처럼 경이로운 풍경을 보세요!

적당히 즐거운 드라이브 RP를 진행하면서, 아래 내용을 전달해 주세요.

- KPC가 앉은 조수석의 짐칸이 열리지 않습니다. 열쇠공, 근력 등의 판정으로도 불가능합니다. 관찰 판정을 통해 ‘잠겼다’라는 느낌이라기보다 ‘이음새를 단단히 붙여 뒀다’는 느낌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짐칸은 대단히 무겁고, 마치 금고 같은 감촉이며, 계속 열려고 시도할 시 기묘하고 수상한 감각에 사로잡힙니다. 이성 판정 0/1 

- 그러고 보니 차에 웰컴 키트가 없었습니다! 예약객에게는 와인 한 병과 꽃다발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뒷좌석에 있었어야 할 웰컴 키트가 없네요. 비싼 돈 주고 예약했는데 서비스가 뭐 이래? 





▷ 오후 12:40, 데이나 포인트


삼십여분쯤 더 달렸을까, 5번 국도인 샌디에고 프리웨이를 거쳐 드디어 캘리포니아의 가장 상징적인 도로라고 할 수 있는 카브릴로,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1번 국도에 접어듭니다.

카브릴로 하이웨이가 시작되는 도시는 여름이면 돌고래와 바다 사자가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아름다운 해변 마을 데이나 포인트입니다. 가슴을 맑게 두드리는 항구의 짠 내음이 코끝에서 맴돌다 야자수 위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이곳에선 캘리포니아의 역사상 첫 번째 서핑 가게가 문을 열었다고요!

이 상징적인 도로는 여기 데이나 포인트에서 북쪽 레깃까지 1천 킬로미터 이상 이어지는, 명실상부 캘리포니아의 첫번째 랜드마크와 다름없는 고속도로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태평양 바다와 수많은 레드우드. 우리, 정말 캘리포니아에 와 있어요! 앞으로도 3일이나 여길 달릴 거라구요.

 

 


▷ 로스앤젤레스 맨해튼 비치


로스앤젤레스에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해변가는 우리가 오늘 펜션을 예약해 둔 산타 모니카도 있고, 베니스 해변도 있습니다만, 느긋하고 활기찬 분위기에서 서핑과 해수욕을 즐기려면 역시 이곳 맨해튼 비치가 최선의 선택일 것입니다. 깜짝 놀랄 만큼 부드러운 모래가 따뜻한 파도와 함께 몰래 들어와 발가락 사이를 간지럽히고, 수많은 명사들의 아름다운 별장이 자연스럽게 형성한 해변을 걷노라면 해안가를 따라 멋지게 조성된 산책로 더 스트랜드가 있고, 중심가 다운타운으로 향하는 길도 보입니다. 멀리로는 테라스가 멋진 등대 전망대의 카페가 보이고, 당장 달려들어가고만 싶은 해수욕장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선탠 중인 여행객들, 서핑을 즐기는 서퍼들…….

 


등대 카페

한 언론사의 LA 지부로 발령난 KPC의 지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할 법한 대화를 적당히 RP해주신 후, 지인의 입을 통해 아래 정보를 전달해 주세요. 

“놀러 온 척하고 있지만, 사실 잠입취재 중이야. 내가 LA국으로 온 건, 어떤 달걀에서 썩은 내가 난다는 걸 알아차렸기 때문이거든. 윗선에서도 아무래도 직접 파견 오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 모양이더라고. 달걀이 보통 달걀이 아니라 타조알 수준이라, 새끼 기자들만 온 것도 아니고 국장까지 같이 왔어. 
너도 이스터 호텔은 알지? ...뭐? 지금 그 패키지로 여행 중이라고? 그게 <니모재림안식교> 재단 소속이란 것도 알지? 그 재단 재무재표가 수상해. 돈세탁을 보통 규모로 하는 게 아닌 것 같아. 이스터 대표의 스위스 차명계좌 꼬리를 밟았어. 거기까지라면 평범한 경제 사범이지만, 니모 교가 사이비라는 이야기가 있어.” 

추가 설명 : 미국에서 나름대로 규모가 있는 개신교 종파인 <니모교>는 다소 특이한 교리 해석 몇 가지를 위주로 활동 중인 마이너한 종파일 뿐 특별히 이단이나 사이비는 아니라는 것이 총평인 종파라고 알려져 있지만, 실은 그게 아니라 뭔가 사건의 냄새가 난다. 

 


해수욕장

아름다운 맨해튼 비치의 해수욕장입니다! 썬베드와 함께 파라솔, 튜브를 빌릴 수 있어요. 그러고 보니 옷도 갈아입어야겠네요! 이곳에서는... 오후 동안 서핑과 수영, 선탠, 오일, 물총싸움 정도를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자유로운 RP 구간입니다. 이벤트를 더해 주고 싶다면, 두 사람 중 외모 값이 더 높은 사람에게 헌팅이 들어오게 해주세요. 

이후 셔틀버스를 타고 그리피스 천문대로 이동합니다. 

 




▷ 오후 18:04 그리피스 천문대


셔틀버스를 타고 내린 곳에는 황홀한 보랏빛 초저녁의 야경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리피스 천문대는 로스엔젤레스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야경 명소로 유명합니다. 그리피스 공원의 할리우드 산 끝에서 태평양부터 L.A. 다운타운까지 이르는 환상적인 전망을 볼 수 있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할리우드 사인만큼이나 상징적인 곳이라고 할 수 있죠. 각종 천체 관련 영화 상영, 다양한 특별 대관 이벤트, 신청을 통해 사용할 수 있는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는 별 파티까지. 플라네타리움에서 은하수를 관찰할 수도 있고, 기념품을 구입하거나 여러 공연을 관람할 수도 있어요. 더글러스 애덤스의 소설 ‘우주 끝 레스토랑’에 대한 존경의 표시인 ‘우주 끝 카페’는 유명 셰프가 운영한다고도 하죠. 

대단히 큰 천체관측 망원경이 눈에 띕니다. 시간제 예약을 받아 사전신청을 하는 코너라, 이곳에는 줄선 사람들이 없네요. 이곳에서도 자유롭게 별을 관찰하는 RP를 진행해 주세요.

 

 


적당히 구경하고 나오면, 이제 해가 완전히 내려 남빛이 된 세상이 푸르고도 아름답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와 5분 정도 걸어가면 차를 대 둔 주차장입니다.

이벤트 : 도난의 전조 
먼저 걸어가던 KPC가 어, 하고 놀란 반응을 합니다. 차를 향해 뛰어가네요! 무슨 일일까요? “방금 누가 조수석 문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었어! 내가 보고 뛰어가니까 도망갔는데.” 하지만 관찰 등으로 여러 가지 둘러보아도 조수석에는 아무 변화가 없습니다! 차 문이 열렸던 흔적 같은 것도 딱히 없고요. 이스터 내부 교단에 속한 직원이 KPC-PC의 차량에 별돌이 실린 것이 맞는지 확인하려다 들켜 도망친 것입니다. 이때에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KPC를 통해 ‘문이 열렸었다면 우리가 알지 않았을까, 경보음이 났을 테니까. 그냥 차를 착각한 거 아니냐’ 정도로 적당히 넘어가 주세요.





▷ 산타 모니카
이 시점부터 백미러를 통해 별다른 판정 없이도 어떤 차와 계속 경로가 겹치기 시작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스터 사에서는 KPC와 PC의 차량이 확실히 별돌을 실은 그 차량인지 좀전 이벤트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기에, 우선 두 사람의 경로 확보만을 해두고자 슬슬 따라오는 것입니다.

어쨌든 화려한 대도시 LA,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큰 도시죠! 도회적인 도로를 지나 작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해변 산타 모니카로 접어들면, 채 가시지 않은 여름밤의 열기가 부드럽게 공중에서 춤을 추는 것이 느껴집니다. 손을 잡은 연인들이 불꽃놀이 아래를 지나가며 저마다 내밀한 속삭임을 전하고, 두 사람이 탑승한 차 역시 낭만적인 해안 도로를 따라 이윽고 KPC가 예약해 두었다는 독채 펜션 앞에 멈춥니다. 반대편으로는 산타 모니카의 해변-태평양과 바로 맞닿은, 아주 멋진 오션뷰를 가진 펜션입니다.

 

KPC가 먼저 씻는 동안 PC는 내부를 구경해봐도 좋아요! (별 건 없습니다. RP구간이니 PC에게도 ‘별 거 없다’고 먼저 그냥 안내해 주세요)

주방 냉장고엔 웰컴 키트가 들어있네요! 두 사람을 환영한다는 카드, 고급 와인 두 병과 치즈가 보입니다. 적당히 먹고 마시며 편하게 RP하고, 시간이 남는다면 게임이라도 하면서 즐겁게 보내봅시다.


 

 

 

 

2일차 아침


날씨는 너무나 좋아요! 어제에 이어서 화창한 햇살이 부드럽게 노닐고, 바람은 기분 좋게 정수리부터 헝클며 멋진 스타일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지만, 반사되는 빛이나 나부끼는 KPC의 머리카락을 보면 전부 다 괜찮아질 것만 같은 하루.


그런데................................ 그런데 차가 없습니다. 차가 없어졌어요! 포드 머스탱이 없어졌다고요! 이게 무슨 일입니까! 당연히 이스터 직원들이 훔쳐갔습니다!

일단 차를 좀 찾아 봅시다! 주변을 돌아보며 탐색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어떤 기능이라도 자유롭게 판정해볼 수 있습니다. 판정에 성공할 경우, 차 바퀴가 마당의 자갈을 밟고 밖으로 나간 듯한 자국을 발견합니다! 문 바깥으로 이어져 있어요. 자국을 따라 나가도록 유도해 주세요!

 


◆ PC가 따라 나간다면
길 코너 쪽으로 포드 머스탱이 부아아아앙 사라집니다!

 


 도둑이라고 소리를 지른다
주변에서 들은 것 같습니다! 웅성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해변 쪽까지 전부 들린 모양입니다! 페라리는 아직 고속도로 같은 곳이 아니라 일반 도심, 그것도 주택가 골목을 빠져나가고 있기에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차량을 추격하여 붙잡으려 한다
속도가 느리다고 해도 사람 발로 차량을 붙잡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아슬아슬하게 속도가 빨라집니다. 이때, 차량 진행방향에서 끼이익 소리가 들립니다!


“이봐! 저 차가 훔친 차라고?!”
반대 방향에서 오던 평범한 승용차입니다. 차주(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라 교단을 저지하려는 기관 소속 요원입니다)가 창문을 내리고 KPC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무래도 도와주려는 것 같아요! PC도 도난차량의 운전을 방해하기 위한 어떤 방법이라도 좋으니 창의적으로 떠올려 판정하도록 도와 줍시다. 무엇이든 적당히 난장판 액션활극 같다면 KP 선에서 OK해주세요! 한편 도움을 주려는 듯한 승용차 차주가 포드 머스탱을 미친듯이 쫓아가기 시작합니다!

 


◆ 어떻게든 차량을 막는 데에 성공했다면
포드 머스탱이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길게 도로로 미끄러집니다. 한 바퀴를 빙글 돈 포드를 요령 좋게 피한 승용차는 포드가 향하던 방향을 가로로 가로막아 진로를 방해합니다! 결국 우리의 포드 머스탱은 끼이이이익 소리를 내면서 멈춰서고 말았습니다.

운전석을 들여다보면... 핸들에 머리를 박은, 정장남 하나가 기절한 듯이 고개를 푹 꺾고 있습니다. ...다행히 죽은 건 아니고 죽은 척인가봅니다. 옆구리를 움찔한 게 다 티가 나는데 모른척 이마를 처박고 눈을 감고 있습니다.
한편 소리를 지른 덕에 모인 사람들, 아까 도와준 승용차 차주 등이 우루루 몰려오기 시작합니다. 이때......

 


PC, 차 도둑(근력 65)과 강제 근력 대항

성공 시 : 번쩍 고개를 들어올린 차 도둑(그는 짙게 썬팅한 선글라스를 써 얼굴이 보이지 않았습니다)이 PC에게 박치기를 시도했으나 실패했습니다! 그는 PC를 밀치고 도망칩니다. 
실패 시 : 번쩍 고개를 들어올린 차 도둑(그는 짙게 썬팅한 선글라스를 써 얼굴이 보이지 않았습니다)이 PC에게 박치기를 시도한 후 도주합니다! 건강 판정 후 실패한다면 체력 -1, 그리고 PC가 코피를 주르륵 흘립니다... 



결국 차량 도둑은 차를 놔둔 채 도망쳤습니다. 이럴 거면 애초에 왜 훔친 건데?! 

"아이고… 여기 살짝 긁혔네. 심한 건 아니고, 이정도면 그냥 살짝 칠하면 괜찮을 거 같아. 별로 티는 안 나는데?"

아까 도와주던 승용차 차주(=기관 요원)입니다. 배가 좀 나오고 머리가 벗겨졌지만 인상은 좋은  남성이에요.


◆ 경찰에게 연락한다면
안 그래도 이미 몇몇 사람들이 경찰을 부른 모양입니다. 승용차 차주도 그렇고, 범인을 막으려고 뛰어갔던 레게 머리 여성이나 그의 남자친구로 추정되는 청년 역시 휴대폰으로 무어라 통화를 하고 있습니다.

얼마간 다들 걱정해 주고 있을 무렵, 경찰차가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찰은... 키퍼에게 너무나 편리하게도, 실제로도 사상자 없는 단순 절도사건에 그다지 협조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습니다… 도착한 경찰은 심지어 두 사람이 관광객이란 사실에 시큰둥해지더니, 대강대강 두 사람의 연락처와 이름을 적고 여권 정보를 받은 다음 '수사를 진행하면서 연락 주겠다'는 말이나 늘어놓았습니다.

KPC를 통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해 주세요.


"차가 좀 긁혔는데… 일단 이스터 호텔에 전화를 해 볼까? 근데 전화를 하더라도 일단 이 차를 끌고 어디 도시 지점까지는 가야 하잖아. 여기서 가장 가까운 이스터 호텔은 아마 산타 마리아나 몬터레이일텐데... 여기서 세 시간은 가야 해. 일단 전화를 해 두고, 그 지점에서 차를 바꿔 타든가 해볼까?"


"(이스터 호텔에 전화 문의 후) 우선 그쪽 도착해서 차 상태 한번 점검해 보고, 바꾸는 게 좋을 것 같으면 차를 바꿔 주겠대. 절도가 일어난 게 맞는지 확인을 해 봐야 해서 여기 경찰이랑 먼저 통화를 한다나봐. 어차피 가장 가까운 지점까지 가는 길에 중간 목적지가 있어서... 너만 괜찮으면 일정은 우리 짠 대로 유지하면서 갈까?"

적당히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차량에 탑승하고, 운전 판정을 통해 PC의 가오를 점검해 주세요.




▷ 솔뱅


목장지대와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작지만 매력적인 덴마크 정착촌입니다. 캘리포니아 최고의 와인을 만드는 마을이기도 하죠. 수만 평짜리 포도밭과 숲이 지평선 저편까지 펼쳐져 있고, 아무 가게나 골라 들어가도 갓 빚은 와인, 37년 된 와인, 나무통에서 숙성시킨 와인이 가장 최상급으로 쏟아집니다. 갓 꺾은 꽃 향기와 오븐에서 방금 구워낸 패스트리의 달콤한 냄새가 가득한 마을을 상상해보세요. 여기에 생강빵으로 지은 집과 돌아가는 풍차, 친절한 주민들까지 더하면 그게 바로 솔뱅입니다.


유서깊은 목장 지대, 로맨틱한 해안, 시골길, 한동안 머물고 싶은 마을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지는 포도밭 둥근 언덕은 단연 최고의 와인 산지입니다. 마을 외관은 스페인이나 유럽의 유서 깊은 도시를 그대로 따온 것처럼, 흰 벽돌에 붉은 지붕을 이고 창문마다 꽃을 걸어 놓은 사랑스러운 풍경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곳에서는 식사를 할 수도 있고, 와인을 마셔 보거나, 와이너리 포도밭을 걸어 보면서 시음을 하는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기념품을 구입하거나 그냥 산책을 해도 좋아요.

이 솔뱅의 포도밭은 아주 넓기에 한 종의 포도만을 재배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산미 강한 레드와인부터 탄산을 넣고 달게 만든 화이트 와인까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와인을 다 시음해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와인 시음이 목적이라면 인적 드문 포도밭 깊숙한 곳보다는, 포도밭과 솔뱅 마을이 맞물리는 상점가가 좋겠네요. 레스토랑이나 포도주 가게 등에서 저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가게 앞에 시음대를 마련해 두고 있거든요!

이곳에서 자유롭게 RP하며 저녁 시간대까지 시간을 끌어 주세요.




▷ 이벤트 : 낭만의 조건
이제 슬슬 해가 질 때가 되어서, 멋진 석양이 나비처럼 나풀거리며 수평선으로 내려앉습니다. 춤을 추듯 떨리는 뜨거운 공기, 보랏빛으로 물든 세상, 웃으며 손을 뻗고 있는 동행인... 너무나 완벽한 순간이에요! 다시 차량에 탑승합시다. 이제 다음 목적지까지....... 어라?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차의 시동이 꺼져 버립니다! 엔진에서 푸쉬식 소리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기름은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데 말이에요?


관찰 판정을 통해 본네트 뚜껑을 열어서 엔진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대강 어떤 부분이 과열되었다는 것 정도는 PC의 눈에도 보여요. 하지만...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죠? 고속도로 한복판인데, 주변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을까요? 적절한 판정을 통해 PC가 성공한다면 ‘차의 불빛은 보이지 않지만 멀리 저 쪽 해안가에, 작은 인(inn 여관)이 하나 보여요!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의 거리 같습니다!’ 라는 정보를 제공해 주세요.

 

Inn이란? 
미국 곳곳에서 영업 중인 숙박 시설의 한 형태입니다. 업소마다, 건물마다 대단히 다양한 환경을 갖추었기에 Inn이라는 숙박 시설이 어떤 시설보다 더 좋다, 나쁘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설정하기 나름이고, 방문하기 나름입니다. 도시 한복판에 있을 수도, 수십 키로미터를 달리는 동안 황야만을 볼 수 있는 미국 고속도로 한가운데에서 뜬금없이 등장할 수도 있습니다.  



◆ 휴대폰으로 수리 센터나 보험사에 연락한다면
시간이 시간이라 받지 않습니다.

 


◆ INN으로 움직인다면


해안가와 도로변 사이에 자리잡은, 낡았지만 고즈넉하고 운치 있는 여관입니다. 가까이 와 보니 생각보다 조금 크네요? 열댓 개 정도의 호실은 있는 듯합니다. 차도 몇 대 주차되어 있네요! 마침 몇몇 여행객들이 모여서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먹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에게 도움을 청할 방법을 KPC가 적당히 제시해 줍시다. 

“일단 혹시 냉각팩 같은 거 갖고 계신 분이 있나 여쭤보면 좋을 것 같은데. 엔진 식히면 여기까지라도 끌고 올 수 있지 않을까? 아님 견인 도와줄 만한 대형차량이 있는지 봐도 좋고... 일단 여기까지 차 끌고 와서... 근무시간 외라서 전화를 안 받는 걸수도 있으니까, 어차피 시간도 늦었고 하루 자도 괜찮을 것 같은데. 내일 오전까진 해결되지 않을까? 보험사든 호텔이든 연락을 받겠지.”

이후 KPC는 inn 내부로 방이 있는지 살펴보겠다며 들어갑니다. 이곳에 있는 여행객 NPC들은 전부 KPC와 PC를 도와 차량을 구출해내려 하는 기관 요원들로, 두 일행이 어느 방향으로 가려 하는지 알아내려 합니다. 적당한 RP를 통해 PC에게도 약간의 정보를 주세요. 여행객들에게선 다음과 같은 대화를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아래는 RP 예시입니다.

Q. 어디에서 왔는지?
중년 남성: 우리?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왔죠. 서부 여행 중이라서요. 뭐 도와줄 거라도 있어?

Q. 혹시 냉각팩 등이나, 차량 수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없을지?
중년 남성: 응? 차에 쓰는 거 말하는 거야? 페니! 여기 학생이 찾는 거 같은 거 있어? (멀리서 음료수를 뽑던, 아내인 듯한 여자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왜, 차가 망가졌어요? 어디까지 가는데? 우리 남편이 좀 봐줄 수도 있을건데. 차가 어디 있는데요? 여기까진 끌고 온 거야?

 


◆ 여성에게 도움을 청한다면
중년 여성: 어디, 뭔데? (손을 닦으며 다가와 고개를 쭉 빼고 가리키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입이 떡 벌어짐) 이야, 젊은 양반이 좋은 차 모네. 내가 수리 전문가는 아닌데... 일단 여기 끌고라도 올 수 있는지 좀 봅시다. 저런 차 도로에 놔두고 어떻게 발 뻗고 자겠어.

차에 도착해 엔진을 살펴본 여성은, 우선 되는 대로 얼음팩 등을 이용해 엔진을 조금 식혀 주었습니다.

중년 여성: 이게, 여기 뭐가 끊어진 거 같은데... 내가 괜히 고치려고 했다가 더 망가뜨릴 것 같아서. 우선 이거 조금 식혀 주면 십분 정도는 시동 걸릴 거거든요? 끌고 저기에만 대 둡시다. 그리고 사람을 부르는 게 좋겠구만. 시동 걸어 볼래요?

 


◆ 시동을 건다면
약간 덜걱덜걱하는 기분이지만 어쨌든 걸리긴 걸렸습니다! 좀 불안불안하지만... 어떻게 인까지는 몰고 왔습니다! 주차합시다.




KPC가 예약한 객실은 103호실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다소 낡고, 인테리어도 영 촌스럽지만 안락하고 따뜻한 객실이 나옵니다. 대체 언제적일지 모를 브라운관 TV가 가구 위에 올라가 있고, 십 년 전쯤의 유행인 꽃무늬 패브릭 침구가 갈색 나무 침대 위에 개켜져 있습니다. 바닥 양탄자도, 색깔이 들어간 벽지도, 몰딩과 창틀, 커튼도... 전부 클래식해요!

오래 되고 운치 있는 객실, 창밖으론 어느새 다시 부슬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멀리 파도 철썩이는 소리가 들리고요. 여러 일이 있었지만, 오늘은 이만 피곤한 몸을 뉘여도 좋을 것 같습니다.


 

 

 

 

3일차 아침


다음 날 아침, 부드러운 햇살이 밀려와 눈꺼풀을 간지럽힙니다. KPC를 통해 “새벽 중 보험사와 한 차례 통화했는데, 오전 9시 반쯤 이쪽으로 도착할 거라고 하더라”는 정보를 전해 주세요.

다시 여행 준비를 마치고 차 옆에서 잠시 기다리자, 보험사 직원이 도착해 차 엔진을 점검해 줍니다. KPC와 PC는 화가 나겠지만, 이 운 나쁜 수리기사는 하청의 하청의 하청의 하청일 뿐이에요. “죄송합니다 고객님... 엔진 과열 같네요, 이 부분 교체했으니 운행에 문제는 없으실 겁니다. 렌트차량 교체 문제는 호텔 쪽과 문의를 해 보셔야......” ...더불어 사는 세상에 잘못 없는 수리기사가 무슨 죄겠어요? 호텔과 전화해 봅시다. KPC가 하든 PC가 하든 상관 없이, 호텔 측에서는 “지금 계신 곳에서 두 시간 정도 거리이니 우선 샌프란시스코까지 차를 끌고 오시면, 보상안을 같이 논의해 보자, 정말 죄송하다”고 대답해 줍니다.

자, 이제 포드 머스탱은 샌프란시스코를 향해 달립니다! 삼일째 보는 풍경이고 우여곡절은 너무 많았지만, 어김없이 정말 아름답네요. 아침 햇살이 차창을 반짝이며 때리고, 물결 소리가 멀리서 들리고, 바다 짠내가 코를 간지럽힙니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던 그 때… 문득 PC는 백미러로 차가 한 대 뒤에서 달리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순간, 오픈카 지붕을 연 채 달리던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맞으면 죽지는 않겠지만 대단히 아플 것 같은 비비탄 총알이 스쳐지나갔습니다!

그러고보니 뒷차....... 이 차와 아주 똑같이 생겼는데요… 추가로 관찰 판정을 더해 성공한다면, 심지어 번호판까지 완벽하게 동일한 차라는 것을 PC는 알게 됩니다! 

뒷차의 지붕도 열려 있고, 운전석에는...... 이마에 파스를 붙인, 어제의 차 도둑놈이 앉아 있습니다! 조수석에도 비슷한 정장남이 있고요. 비비탄 총은 그놈이 쏜 것 같아요!

운전 판정을 통해 화려하게 차량을 피하거나, 기타 적절한 판정이라면 무엇이든 뒤쪽 차량을 따돌리려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때 뒷차에서 소화기를 꺼내 두 사람의 차량을 향해 마구 뿌려대기 시작합니다!

PC는 몇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제시한 것처럼 그들을 따돌리려 속도를 올려 보거나, 아니면 운전하면서 전투에 동참하거나! PC의 선택을 통해 운전 대항 등으로 차량을 따돌리게 해 주시거나, 기타등등 멋진 액션 장면을 연출해 주세요. 추격표는 넣지 않았지만, 개변을 통해 추격 룰을 사용해도 좋은 연출이 될 것입니다.

 


◆ 어떻게든 뒷차를 멈춰세우는 데에 성공한다면
뒷차는 결국 완전히 멈춰섰습니다! 저 비싼 차 제대로 망가지게 생겼네요... 하지만 알게 뭡니까? 이 차 도둑놈들이 여기까지 쫓아왔는데! 두 사람이 뒷차 운전자를 끌어내려던 그때… 따라오던 또다른 차에서 사람들이 내립니다! 그런데, 어? 어디서 본 사람들인데요?

운전석에서 내린 남성은 어제 인에서 바베큐를 굽던 남성이고, 조수석의 여성 역시 우리 페라리를 수리해 준 사람입니다! 게다가 뒷좌석에선 이틀 전 페라리 도둑 잡는 것을 도와준 승용차 차주가 내리잖아요?!
다른 것이 있다면.... 세 사람 모두 보안경에 까리한 수트를 맞춰 입고 허리에 총을 차고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와 달리 정중한 태도로 고개를 숙인 세 사람은 천천히 설명합니다. 다음은 RP 가이드입니다.

 

중년 여성: 이런 일에 얽히게 만들어 드려서 죄송합니다. 저희는 이런 사람들입니다. (미연방소속 형사보안어쩌고... 아무튼 잘 모르는 민간인이 보기에도 경찰조직의 신분증인 듯한 것을 내민다) 
지금 운전하시던 차량에, 이스터 호텔 내부 범죄자들이 싣고 옮기려던 도둑맞은 물건이 들어 있습니다. 물건이 실린 차를 잘못 렌트해 준 걸 알고 저쪽에서 저렇게 쫓아온 거지요. 저희가 해결했어야 하는 일인데, 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 곳은 없나요? 
여행 중이라고 하셨는데, 이런 일을 겪으시게 해서 유감입니다. 이 차량이 렌탈 차량으로 알고 있는데, 죄송합니다만 저희가 압수해야 할 물품이 있어서요. 괜찮으시다면 저희가 몰고 온 차량을 타고 목적지로 가시겠습니까? 도시 중앙경찰서로 반납해 주시면 됩니다만, 쭉 이용하셔야 할 경우 다른 렌트샵으로 연결도 해 드리겠습니다. 



어차피 이제 30분 정도만 가면, 마지막 목적지인 베이 브릿지의 엠바카데로 거리예요. 몇 마디 이야기를 마무리하고 나서, 형사 3인방은 페라리 운전자들을 끌어내 묶고 앞차로 뒷차를 견인하기 시작했습니다. 황당한 일이 다 있네요!

음, 하지만 일단 우리도 이동 수단이 있으니까요. 이제 곧 예약 시간이에요! 도로에서 시간을 오래 썼네요. 남겨진 차량에 탑승할까요?

아름다운 일출을 향해, 태평양 바다를 가로지르면서, 두 사람을 태운 차가 달려갑니다!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지나서, 섬을 지나고 해안도로를 지나서... 드디어 마지막 목적지인 엠바카데로 베이 브릿지 아래에 도달했습니다. 두 사람이 거닐기에 딱 알맞은 산책로와, 화려한 야경의 한 축에 껴 있는 호텔 로비까지 보입니다. 오클랜드까지 이어진 베이 브릿지의 아름다운 조명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 RP 구간입니다.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산책하며 이어가 주세요! 만일 연인끼리라면 이곳의 레스토랑에서 청혼을 한다거나, 미래를 약속해도 아주 멋진 추억이 될 것입니다.

이윽고 화려한 호텔 로비가 바로 앞에 있습니다! 두 사람은 여행의 종착역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 한여름을 질주하면서, 꿈결처럼 멋진 날씨와 탁 트인 바다를 들여다보며 건너 온 사흘간이었습니다. 어깨를 스치며 걷는 겉에 서로가 있고, 이제 다시 붙잡고 부딪히고 결속된 나날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면 모두 유쾌한 추억이 될 수밖에 없겠죠.

 

 



엠바카데로에서 낭만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요?
당연히...... 네 옆이겠지!
END!

 

 

 

 

 

 

 

 

후기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이 사교단의 음모를 마주쳤을 때, 일반인이라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가 이 시나리오를 쓰게 된 계기였습니다. 음모의 중심이 아니라 음모의 옆면을 걷는 일반인들의 이야기 말이에요. 교단의 거대한 음모에 휩쓸려 누군가는 반드시 희생해야 하고 그 결과 지구가 망하든 세계가 망하든 하는 상황에 노출되었다고 쳤을 때, 정작 그 상황에 이입하여 롤플레잉을 쉽게 할 수 있는 PL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독교 종파가 운영하는 거대 호텔 체인에서 렌트카를 빌렸는데, 그 종파가 알고 보니 사이비 종교였기에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한다면 사람들은 똥 밟았다고 생각하며 황당해하고 억울할지언정 ‘이건 도저히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죠. 그런 의미에서 시작된 쉽고 가벼운 내용입니다. 즐겨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헌정 시나리오입니다. 언제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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